미국에서 지난 6월 초순부터 DIVX(디지털 비디오 익스프레스) 플레이어가 시판되기 시작하면서 「오픈 DVD」와 「DIVX」 진영간에 반목과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DIVX, 폭스, 서킷시티등 플레이어 공급과 타이틀제작 및 유통을 각각 맡고 있는 DIVX 진영 트리오는 DIVX의 시판이 침체된 DVD 플레이어 시장이 매우 활성화될 것으로 믿어마지 않고 있다. DIVX진영은 DIVX 플레이어가 미국시장에서 기존 DVD 플레이어의 판매량에 육박하는 1백만대 규모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또 이같은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DVD플레이어 메이커들에게 DIVX 플레이어의 생산에 나서 주도록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바와 워너브러더스를 중심으로한 오픈 DVD진영은 DVD 플레이어가 미처 시장에서 자리잡기도 전에 DIVX라는 변종이 나와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켜 궁극적으로 DVD 플레이어의 보급확대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픈 DVD 진영은 DIVX 플레이어가 DVD 플레이어보다 1백달러나 비싸기 때문에 DIVX 진영의 전망은 환상에 불과할뿐더러 카세트테이프, CD등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하는 상황에서 DVD진영의 적전분열로 DVD 플레이어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오픈 DVD 진영과 DIVX진영간의 이같은 반목과 갈등은 DVD 업계의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오픈 DVD 진영에 참가하고 있는 업체들중 이미 상당수가 DIVX 진영에 참여했으며 그 수는 갈수록 늘어날 조짐이다.
DIVX 플레이어의 공급에 나선 LG전자를 필두로 파나소닉, 톰슨 등이 조만간 DIVX플레이어의 생산에 나설 예정이며 파이오니아와 JVC도 내년에 DIVX를 출시할 예정으로 있다.
오픈 DVD나 DIVX진영의 핵을 이루는 메이커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시장창출에 성공해 제품만 많이 팔수 있다면 DVD 플레이어든 DIVX 플레이어든 상관않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DVD업계의 이같은 혼선에 대한 우려도 적지않다.
세계 타이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영화업계에 의해 DVD 시장이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DIVX는 너무나 미국적인 상품이라서 세계시장으로 확산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며 설사 확산될다 할지라도 매우 더딜 것이어서 결국 DVD 플레이어의 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오픈 DVD는 기존의 VCR과 비디오테이프처럼 플레이어와 타이틀이 서로 독립적이지만 DIVX는 플레이어와 타이틀이 통신 넷워크로 연결돼야만 하는 일종의 폐쇄적인 케이블 시스템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DIVX가 활성화되려면 타이틀 서비스업체가 일반 사용자들을 전국적인 넷워크로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에 넷워크 인프라가 발달되지 않은 곳에서는 시장기반이 매우 취약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폭스, 디즈니, MGM, 유니버셜 등 세계적인 영화사들은 타이틀을 한번 제작해 판매하면 끝나는 오픈 DVD보다 수없이 반복해 타이틀을 판매할수 있는 DIVX를 선호,DIVX쪽을 은근히 지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오픈 DVD와 DIVX간의 싸움은 그 결과가 어떻든 DVD업계가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들에게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격국 DVD업계의 입지를 스스로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