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월요 연구소 탐방 (8);마이크로통신 부설 연구소

IMF 체제로 총체적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퇴출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부실기업들이 하나씩 정리되고 있다. 퇴출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단순히 시장만을 좇아 사업다각화에 실패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한 우물만 파는 기업, 그것도 기술우선주의 기업경영을 고집하는 기업.」 이런 기술중심의 전문기업들은 우리 주위에 흔치 않다.

더디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기업들은 기술로 무장됐기 때문에 외풍에도 쉽게 좌초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황에도 잘 견뎌 낸다.

RF모듈 전문업체인 마이크로통신(대표 조삼열)도 기술 중심의 전문기업 중 하나다. 마이크로통신은 회사설립 5년만인 지난해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50억원의 매출을 계획,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주력, 내년에 4천만달러 이상의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로통신은 지난 93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가장 먼저 추진했던 사업이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이다.

마이크로통신 부설연구소(소장 조삼열)는 출범과 동시에 1단계 개발목표를 RF모듈의 핵심소재인 반도체 자급으로 정하고 해외 파트너를 찾아나섰다.

삼고초려 끝에 패트리어트미사일에 들어가는 RF부품 제조업체로 유명한 미국의 레이시온사를 파트너로 손잡고 CATV와 PCS 등의 핵심부품인 튜너, 증폭기, 변환기 등을 양산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기술인 갈륨비소 반도체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개발에 들어간 지 3년만인 97년 말 갈륨비소 반도체 칩 개발에 성공했다.

반도체 칩 설계부문은 마이크로통신이 맡고 시제품 생산은 레이시온이 담당하는 설계와 생산의 협력체제로 일궈낸 결과다.

양사의 협력개발은 그에 앞서 93년 이중변환 튜너용 초고주파 집적회로(MMIC)와 95년 파워증폭기용 MMIC, 저잡음 고출력기용 MMIC 개발에 착수해 각각 96년과 97년 개발을 완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마이크로통신은 핵심소재 개발을 계기로 제품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적은 CATV용 증폭기 개발을 비롯해 디지털 위성방송 및 통신용 저잡음 증폭 변환기, CATV용 저잡음 하이브리드IC 증폭 모듈, 고주파 통신용 전압제어 감쇠기, PCS기지국용 업다운 컨버터 및 증폭기 등을 속속 개발함으로써 통신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이크로통신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이동통신 중계기 및 기지국 통합모듈 개발이다.

MMIC를 응용한 통합모듈 개발은 기존 제품 크기를 2분의1로 줄였으며 제품 가격도 3분의1수준에 지나지 않아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세계적인 통신업체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마이크로통신은 현재 총 인원이 27명이다. 이 중 16명이 연구인력이다. 조 소장은 『이동통신 관련 역사가 짧은 우리로서는 연구인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인데 최근들어 해외에서 공부한 우수한 연구인력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가능하면 이들 연구인력을 대부분 수용할 계획』이라며 마이크로통신은 RF모듈의 「한 우물」만을 고집, 일본의 교세라처럼 연구개발 중심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