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한일증권 인사부 김종석씨

한일증권 인사부에서 일하는 김종석(30)씨는 매일 업무가 끝나면 집이 아닌 인터넷으로 들어간다. 잡지나 신문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새로 갱신된 증권이나 경제관련 뉴스를 정리하기 위해서다. 증권정보 부서도 아닌 그가 이렇게 증권정보나 재테크정보 수집에 열심인 이유는 바로 그의 홈페이지 「딸기네집(http://www.elim.net/~ioyou/)」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에 개설한 그의 홈페이지는 이제 방문객이 하루에 1천5백명에 이를 만큼 유명해졌다.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재테크정보와 시황정보, 환율정보, 외국인투자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 어려운 경제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해주는 코너도 마련해놓고 있다.

다음달중에는 증권정보를 전자우편으로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메일링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제가 제공하기 어려운 정보는 주위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의 국제부와 영업부에 근무하는 친구가 수시로 정보를 제공해주고 투자분석부에서도 분석자료를 서비스해 줍니다. 제가 회사에 있을 동안 시스템관리는 아내가 맡고요.』

그가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해 봄 한일증권이 사내 홈페이지를 개통하고 직원들이 웹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개방하면서부터.

『학교시절 텍스트기반의 PC통신에만 익숙해 있었는데 인터넷을 보니 정말 금방 빠져들게 되더군요. 다른 사람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다보니 저도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내와 의논해 「딸기네집」이란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컴퓨터에 특별한 지식이 없던 그가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택한 길은 「앞선 사람에게서 배우자」는 것.

『홈페이지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메일을 띄워 좀 도와달라고 했지요. 친정하게 도와주시더군요. 처음에는 그분의 홈페이지를 조금 바꿔서 만들었습니다.』

홈페이지 이름을 「딸기네집」이라고 한 까닭은 그가 「딸」과 「기집애」를 둔 두 아이의 아빠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우리 가정의 이야기를 전하는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가족이야기를 전하려면 뭔가 정보를 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증권정보죠.』

그러나 아무래도 아마추어다 보니 회사일에 쫓겨 제때 정보를 갱신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그는 아내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퇴근해서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둘이 머리를 맞대고 인터넷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흥미를 가져줘서 다행』이라는 김씨는 『한달에 10만원씩 나오는 전화요금을 부담스러워하던 아내도 이제는 혼자 홈페이지 디자인을 바꾸고 새로운 링크를 만들만큼 인터넷 마니아가 됐다』고 말한다.

홈페이지 개설 덕분에 그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됐다. 증권정보를 제공하다 우연히 알게 된 방문자와 친해져 새로운 계좌를 개설하는 「실적」을 올렸는가 하면 얼마전에는 국민학교시절 헤어졌던 동창생을 만나기도 했다. 친구가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을 해온 것이다. 그의 아내도 딸기네 홈페이지를 본 친지나 친구들로부터 뜻하지 않은 연락을 받곤 한다.

홈페이지를 개설한 효과는 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얼마전에는 홍콩의 투자클럽회사에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배너광고를 내달라는 의뢰를 받았고 외국의 한 증권중개사로부터는 자기 회사의 한국내 대리인이 돼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더많은 사람들과 접할 수 있는 창』이라는 김종석씨는 『앞으로 인터넷 마케팅에 대한 공부도 해볼 계획』이라고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