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용품 형식승인의 근거법인 「전기용품안전관리법」을 전면 개정, 인증 및 시험기관의 민영화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전 3사의 핵심 시험소가 전기용품형식승인 지정시험기관으로 전격 지정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7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국립기술품질원은 최근 전기용품안전관리법 제 16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20조 규정에 의거, LG전자품질센터(서울문래동), 삼성전자CS센터(경기수원), 대우전자전기용품안전시험소(인천부평) 등 3곳을 지정 시험기관으로 지정했다.
이번 조치로 가전3사가 자체적으로 전기용품 형식승인 시험을 처리할 수 있는 품목은 TV, 전자레인지, 라디오, 테이프레코더, 레코드플레이어, 전기축음기, 비디오테이프레코더, 튜너, 프리앰프, 테이프데크, 테이프플레이어, 기타 음향기구 등 AV기기류다. 이에따라 이들 가전3사는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KTL),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KETI) 등 기존 지정시험기관을 거치지 않고 자체 시험을 통해 형식승인 절차를 밟게 돼 시험비용 절감은 물론 시험기간을 크게 단축, 내수판매에 대한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전기, 전자업체들은 자체적으로 국제수준의 시험설비를 갖추고 있더라도 내수판매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형식승인 취득절차를 밟기 위해 법정 지정시험기관인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 전기전자시험연구원, 전기연구소 등에 관련 시험을 의뢰해야하는 등 불편이 많았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이와관련 『비록 현행 법규에 규정이 있다해도 정부가 전기용품안전관리법을 전면 개정, 승인 및 시험기관의 민간 이양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과정에서 가전3사 시험소를 지정시험기관으로 지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늦게나마 일정수준에 올라있는 민간 시험기관을 지정기관으로 개방한 것은 국내 시험기관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퍽 다행스런 일』이라고 평가했다.
국립기술품질원이 이번에 처음으로 제한적으로 나마 민간 산업체에 대해 지정시험기관 자격을 부여함에 따라 국제기준(ISO/가이드25)에 준하는 시험설비를 갖춘 기타 전자업체와 사설 전문시험기관을 중심으로 지정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관련업계의 추가 지정신청시 정부의 대응이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