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유통시장이 크게 경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 게임 개발, 유통업체인 에스티엔터테인먼트에 이어 국내 게임유통물량의 30%이상을 소화해왔던 하이콤이 최근 부도를 냄으로써 게임유통 루트에 큰 공백이 생김은 물론 그 여파로 하반기 신작 발매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부도설이 나돌았던 하이콤을 기피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이콤은 막강한 유통력을 앞세워 올 상반기까지 수십종의 국내외 게임을 조달해 「하이콤 프라자」를 통한 직판을 포함, 전국적으로 산재한 5백여개 도, 소매점에 공급해왔다.
현재 개발사 및 라이센싱업체와 도, 소매점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유통업체는 카마엔터테인먼트, 게임박스, 경수를 비롯 모두 20여개에 달하고 있으나 연간매출 10억원대 안팎의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인데다 전국적인 배급능력이 한정되어 있어 하이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게임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 역시 동서게임채널, 삼성전자, 애니콤미디어, 퓨처엔터테인먼트 등 극히 일부에 한정되어 있고 이들중 상당수는 자체 물량 정도를 소화해낼 수 있는 수준이어서 당분간 유통루트에 병목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임 유통업체의 관계자들은 『하이콤의 부도여파로 덤핑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전문 개발사들이나 라이센싱 업체들이 유통을 위탁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좁아져 신작 출시일정을 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게임 개발사 관계자들은 『작년말부터 게임판매가 크게 줄어들면서 총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이 미니멈 개런티(최소판매보장량)를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중견유통업체들의 연쇄 부도로 인한 유통 공백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개발사들은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