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산 저항기가 국내에 대량으로 유입돼 국내 저항기업계가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원화절하로 수입이 주춤했던 대만산 저항기가 원화절상과 함께 세트업체의 통합구매 영향으로 또다시 대량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됨에따라 국내 저항기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수입되던 대만의 에이옴이나 필립스대만社의 저항기는 원화가 절하되자 국내 수입이 주춤했으나 최근 원화가 평가절상되면서 다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저항기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IMF 전에 국산 저항기에 비해 20% 정도 가격이 싸 많은 물량이 수입되었던 대만산 저항기는 원화하락으로 거의 수입이 중단되었으나 최근 원화가 오르면서 다시 가격경쟁력을 확보, 대거 수입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대만산 저항기는 1천개당 가격이 예년보다 20%이상 싼 1.4달러 정도에 수입되고 있는데 반해 국산 저항기는 아직 1달러 후반에 머물고 있어 대만산 저항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산 세라믹로드 등 반제품을 수입해 가공 생산해 온 국내 저항기업체들도 채산성 문제 등으로 인해 이를 포기하고 완제품 수입으로 전환하고 있어 결국 국내 저항기업체들이 대만산 저항기의 대리점으로 전락, 국내 생산기반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함께 최근 세트업체들은 각 사업부별로 부품을 구매하던 것을 원가절감을 위해 통합구매로 빠르게 전환, 대만산 저항기의 물량유입이 급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저항기업계에는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품질이 나은 국산을 써야한다는 명분이 있었으나 이제는 그러한 명분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로 생존을 위해서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물량을 구매하겠다는 것이 세트업체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저항기업체 한 관계자는 『품질이 떨어지는 대만산 저항기가 시장을 빠르게 석권하지는 못하겠지만 만약 세트업체들이 대만산 저항기의 낮은 가격을 내세워 국내 저항기업체에게 공급가 인하압력을 가한다면 중소 저항기업체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을 우려했다.
<권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