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56MD램 이상 차세대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미국 및 유럽 업체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DUV용 스테퍼, 고속열처리(RTP)장치, 메탈 에처, 화학기계적연마(CMP)장비, 복합칩 테스터 등과 같은 각종 차세대 장비분야에서 최근 발주된 국내 주요 소자업체의 연구용 및 초기 양산 물량 대부분을 어플라이드, 램리서치, SVG, 티갈, 스피드팸, 테라다인, 슈테아그, ASML 등 미국 및 유럽 지역 장비업체들이 차지했다.
미국 및 유럽 지역 업체들이 이처럼 차세대 장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임에 따라 그동안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을 주도해온 일본 업체들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지게 됐다.
실제로 미국의 하이테크시장 전문 조사업체인 VLSI리서치의 최신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장비업체 매출 순위에서 일본업체들은 수년간 6∼7개사가 10위안에 들었던 과거 상황과 달리 5개사만이 10위권을 형성하면서 지난 93년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상위 1위에서 3위는 전년과 변동없이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일본 도쿄일렉트론과 니콘이 각각 차지했으나 10위내에서 중위권 일본 업체들은 하위권으로 밀리거나 순위에서 아예 탈락했다.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 또한 최근 일본 반도체 장비 업계의 수주액이 전년 동기대비 21%나 감소했으며 스테퍼 제조업체인 니콘의 경우 당초 5백대로 예상했던 스테퍼 수주량을 하향 조정했고 도쿄일렉트론도 올해 자본 투자 계획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혀 일본 장비 업체들의 최근 위축 상황을 반영했다.
차세대 장비 분야에서 일본 업체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위기 상황은 장비 품목별 시장을 살펴보면 더욱 확연해진다.
차세대 리소그래피 공정용 핵심 장비인 DUV 스테퍼의 경우 네덜란드 ASML과 미국의 SVG사가 그동안 국내는 물론 전세계 스테퍼 시장을 주도해온 일본의 니콘과 캐논을 바짝 추격하며 최신 스테퍼 물량의 절반 가량을 수주하고 있다.
화학증착(CVD )장비 분야 또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노벨러스, 그리고 트라이콘 등과 같은 미국 업체들간 시장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으며 최근 도입되기 시작한 RTP장비는 독일 슈테아그와 미국의 어플라이드가 이미 시장 주도권을 장악했다.
차세대 웨이퍼 표면연마 장비로 각광받고 있는 CMP의 경우 이 분야 선두 업체인 IPEC와 스피드팸, 그리고 최근 이 시장에 진출한 어플라이드, 램 리서치 등 대부분이 미국 업체다.
또한 0.25미크론 이하의 미세회로 형성에 사용되는 고밀도 플라즈마 에칭 장비는 미국 램 리서치가 관련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자업체가 최근 도입한 4GD램 제조용 에처 장비도 미국 티갈社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어드밴테스트의 절대적 시장 우위속에 일본 업체들이 주도해온 테스터 분야도 최근 복합칩 및 프로브 시스템의 도입 확대와 함께 테라다인을 비롯한 슐럼버저, LTX 등과 같은 미국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DUV 스테퍼용 KrF 레이저 소스 공급업체인 사이머와 클러스터 툴 공급업체인 브룩스 오토메이션 및 RPI오토메이션社 또한 모두 미국 업체들이어서 차세대 장비분야에서의 미국 강세는 핵심 모듈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 접근이 요구되는 차세대 반도체 장비 분야의 경우 기초 과학과 원천 기술 분야가 탄탄한 미국 업체들이 응용 기술 위주인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하며 『현재의 추세라면 과거 일본에 내준 반도체 장비 분야의 주도권을 미국이 다시 찾을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