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업계의 외자 유치가 활발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슨, 닥터리, 보인메디카, 메디칼렌탈 등 의료기기업체들은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투자 유치활동, 기업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외국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의료기기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이후 국내 금융권을 통한 자금 확보가 극히 어려워지면서 국내 금융기관 자금융자 조건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의 외자 유치가 재무구조 개선과 자금난 극복의 최선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 투자기관들은 국내 의료기기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 업체들의 기술력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외자 유치에 성공할 전망은 매우 밝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디슨은 지난달 유로시장에서 표면금리 0%, 전환 기준가 1만2천8백50원, 5년 만기채의 프리미엄을 30% 범위내에서 조정할 수 있으며,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만기보정 수익률을 5년 만기채 미국 국채 수익률(약 5~6%)에 1.0%를 더한 수준으로 한다는 호조건으로 3천만달러의 해외 CB를 발행했다. 이 회사는 이번 CB 발행으로 조성된 자금 약 4백20억원을 국내 차입금 상환, 연구개발 투자, 4차원 초음파 영상진단기와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연구개발 등에 사용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으로 인한 경영권 방어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
닥터리는 지난달 대외 투자자 유치에 나서 미국의 투자기관 및 기업들로부터 자본금(8억원)의 수십배, 매출액(약 45억원)의 4~5배에 달하는 1천4백50만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이 자금을 생체신호 관련 의료기기 생산용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비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며 투자기관과 공동으로 의료기기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파이낸싱 합작회사도 곧 설립할 계획이다.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극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던 국내 5대 의료기기 메이커인 보인메디카는 미국의 벡톤디킨스사에 회사를 매각키로 하고 매각대금 규모, 직원 고용 승계 등에 관한 최종 합의를 앞두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유입될 약 3백억원의 자금은 타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기기 전문 리스, 렌탈 업체인 메디칼렌탈은 지난달 중순 내한했던 미국의 모 금융기관 대표단과 그동안 추진해 오던 1억달러 규모의 해외자금 도입을 위한 막바지 투자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이르면 내달 중으로 외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올해안에 일본 히타치메디컬사와 합작사를 설립키로 한 중외메디칼도 기존 히티치라인의 국내 독점 판매권과 인력 등을 이관하는 데 따른 상당액의 자금유입을 기대하고 있으며,솔고를 비롯한 몇몇 업체들도 외자 유치를 적극 추진중이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