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외산 음향기기 시장에도 중고바람이 불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산 음향기기 신제품을 찾는 고객은 크게 줄어든 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중고 음향기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IMF 체제 이후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오디오 애호가들이 4백만~5백만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신제품보다는 가격이 40~50% 가량 저렴하면서도 비슷한 성능을 유지하는 중고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용산 나진상가에서 외산 음향기기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우성사의 경우 예년에는 신품과 중고제품 판매비율이 7 대 3으로 신품 판매비중이 월등히 높았으나 IMF 체제가 본격화된 올해 들어서는 4 대 6으로 중고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
이 매장을 찾는 고객의 대부분은 오디오 마니아들로 보스, 매킨토시, 마란츠, JBL, 테노이 등 5백만원대 이상의 신품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2백만~3백만원대로 저렴한 중고제품을 주로 찾고 있다.
중고제품을 찾는 고객이 예년의 두배 가량으로 늘어나자 전시제품의 70% 가량을 신품에서 중고제품으로 교체한 한 매장 운영자는 『IMF체제 이후 외산 음향기기 신품의 판매량은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지만 그나마 중고제품 판매량이 늘어 수지타산은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매장 외에도 나진상가와 전자랜드에서 외산 음향기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매장 20여곳도 최근 중고제품 전시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아예 중고 외산 오디오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도 생겨났다.
용산 전자랜드 2층의 에이스비전은 방송 녹화, 편집장비를 포함한 고가 음향장비 중고제품만을 취급, 전반적으로 외산 음향기기 수요가 급감했는데도 낮은 가격에 고성능 제품을 구매하려는 알뜰고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