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광장] 캠퍼스엔 지금 정보통신 "물결"

회사경영에 있어 최고경영자를 뜻하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양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CEO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최고재무경영자(CFO:Chief Finance Officer), 최고정보경영자(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심지어 최고기술경영자(CTO:Chief Technology Officer) 등 각 분야 전문가의 역할분담도 그 못지않다는 것이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정보통신 기술을 전략적 캠퍼스 경영에 도입하는 대학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상당히 보수적인 대학으로 인식됐던 성균관대학의 경우에도 최근 대학의 정보화 업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기존의 정보통신원을 확대 개편, 정보통신처를 신설하는 한편 처장의 직급 또한 학교경영의 핵심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무위원에 임명키로 했다.

이에 따라 초대 정보통신처장에 임명된 황대준 교수는 앞으로 대학의 정보화 업무와 관련된 종합적인 정책기획은 물론 디지털 데이터통신 및 아날로그 음성통신에 필요한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및 관리, 정보자원 및 서비스 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등 명실상부한 CIO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이 학교의 정보화 노력은 지난해 마련된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에 기초하고 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성균관대학은 정보검색과 조회 중심의 수동적인 정보서비스 체제가 아닌, 활용 중심의 능동적인 정보서비스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균관대학은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전자계산소를 정보통신원으로 확대 개편한 데 이어 불과 1년만에 이를 다시 정보통신처로 격상시킨 것이다.

이에 앞서 숭실대는 지난해 국내 대학중 처음으로 부총장(오해석 교수)을 CIO에 임명하기도 했다. 단순히 CIO의 직급만 높인 것이 아니다. 이 학교의 중, 장기 캠퍼스 정보화 계획 등 그 내용이 다른 대학을 압도하고 있다.

숭실대는 올해 말까지 초고속통신망 및 전자도서관 구축 등 종합정보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교내 케이블TV 방송국, 원격교육센터, 사이버대학을 건설하는 등 정보화 교육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와 내년에 각각 96억원과 1백4억원을 정보화 관련 예산으로 책정해 두고 있다.

오해석 부총장은 『최근 우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보화 계획이 완성되면 현재 우리 학교 재학생들도 졸업하기 전에 학교에 가는 대신 시골 집과 기숙사 등에서 원하는 교수의 강의(LOD)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자도사관에 접속, 그곳에 보관되어 있는 풍부한 최신 디지털미디어를 열람해 볼 수 있게 되는 등 교육방식의 일대 혁신을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국대학정보기관협의회(회장 김정선 교수, 항공대)가 최근 전국 대학의 CIO직제 도입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 고려대 등 20여개 대학이 최근 전자계산소, 정보통신원(처) 등 대학 정보화 관련 기관장의 직급을 교무위원(급)으로 상향 조정했거나, 곧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흔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인 사회로 인식되고 있는 대학 사회에도 최근 CIO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