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윈도98] 판촉 준비하는 유통업계

한글윈도98에 한가닥 기대를 건다.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11일 출시하는 한글윈도98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유통업계에 한가닥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수요 진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구조조정과 대량감원의 여파로 한글윈도98 출시에 따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는 올해 국내 PC시장에서 그래도 소비자들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제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컴퓨터 서비스업체들과 용산의 조립PC업체들은 한글윈도98 출시에 특히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가계수입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아무래도 가격이 비싼 대기업 신제품을 새로 구매하기보다는 주기판과 CPU, 램 등을 교체하는 업그레이드쪽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컴퓨터 서비스와 업그레이드 전문업체인 컴닥터119는 이같은 업그레이드 수요를 겨냥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총판대리점인 다우데이타시스템과 제품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11일 한글윈도98 출시시점에 맞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업그레이드해주는 대규모 판촉행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주기판과 CPU, VGA카드,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 필요한 부품을 용산전자상가의 일반 소비자가격보다 저렴한 수준에서 공급해 한글윈도98 출시에 따른 붐을 조성한다는 것이 컴닥터119의 계획이다.

용산의 조립PC업체들은 주기판과 CPU, 메모리 등 업그레이드를 위한 관련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매장별로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사용자들이 직접 시스템을 조립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놓고, 가격대에 특히 민감하면서도 업그레이드 욕구가 높은 학생층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조립PC업체들은 특히 학생층이 방학을 맞고 있는 데다 펜티엄Ⅱ와 CPU, 주기판, VGA카드 등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주요 부품의 가격이 제조업체간 경쟁과 원화절상으로 최근 몇달새 큰폭으로 떨어져 있어 한글윈도98이 업그레이드에 대한 잠재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업체 가운데 세진컴퓨터랜드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많은 비용부담에 거부감을 느끼는 PC 사용자들을 위해 적은 비용부담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품목인 램을 한글윈도98과 한데 묶은 패키지 상품을 이달중 한정판매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 한글윈도98 출시에 맞춰 1백만원대 초저가 펜티엄Ⅱ PC를 한정판매 모델로 시판해 저가품을 선호하는 사용자의 기호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대우통신은 전국 지역대리점협의회별로 할인과 판촉 등 기획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판촉계획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우선 본사 차원에서는 노트북과 데스크톱 등 신제품 3개 모델을 한글윈도98 출시 전후한 시점에 발표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도 현재 기존 제품에 대해 최대 30%까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는 할인행사가 끝나는 대로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한글윈도98 업그레이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대형 제조업체들은 컴퓨터 서비스업체 및 조립PC업체에 비해 한글윈도98에 거는 기대가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경기불황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어서 제조업체의 특성상 수요예측을 잘못해 낭패를 보기보다는 시장상황을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제조업체들은 주로 이달초까지 MMX급 PC 등 재고물량을 소진하기 위한 행사에 주력한 데 이어 윈도98 판촉행사는 중순 이후부터 수요추세를 관찰하며 전개할 태세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