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시장을 선점하라.」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출범에 따른 극심한 투자위축으로 매출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외 정보기술(IT)업체들이 새로운 전략시장으로 급부상중인 전산 아웃소싱 시장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동양시스템하우스, 농심데이타시스템 등 국내 대형, 중견 시스템통합(SI)업체들과 IBM, 왕그로벌, 지멘스, 플래티늄테크놀로지 등 해외업체들은 공공기관, 금융권,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뚜렷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웃소싱시장 선점을 위해 전담팀 구성 및 통합전산센터를 활용한 서비스 확대 등 아웃소싱사업 강화방안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이는 올들어 정부 공공기관을 비롯한 금융, 제조 분야의 민간업체들이 수많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정보시스템부문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운영할 경우 경비절감 효과와 함께 효율적인 IT관리가 이뤄져 경쟁력 강화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 시장이 2∼3년 안에 최대 수조원 규모의 황금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SI 및 컨설팅 업체 중심의 해외 유력업체들은 공공, 금융부문 아웃소싱시장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국내 SI업체 인수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다. 따라서 시장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인수합병(M&A)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아웃소싱시장은 향후 국내 IT시장의 지각변동을 몰고올 커다란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스웨덴 볼보사와 미국 클라크사의 자회사 등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의 해외기업 아웃소싱에 들어간 삼성SDS는 지난해부터 2000년대 주력시장을 아웃소싱으로 정하고 현재 SI본부내 김홍기 전무가 총괄하는 20여명의 전담팀을 구성해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우선 아웃소싱 전문 컨설턴트 양성과 선진기법 도입 등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공공시장을 겨냥해 자체 「서비스 협약 고유모델」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동방유량과의 계약으로 국내 첫 아웃소싱시대를 연 LGEDS시스템은 공공기관 및 금융 시장을 타깃으로 아웃소싱 영업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올초 오해진 전무가 총괄하는 전담팀을 가동한 LG는 특히 세계최고의 아웃소싱업체로 꼽히는 EDS의 기술을 오랫동안 벤치마킹해왔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솔루션을 복수안으로 제시해 고객들의 선택권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정보기술도 공공 및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아웃소싱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아래 이달초 그동안 각 계열사의 정보시스템을 통합, 운영해온 정보통신센터를 정보서비스센터(ISC)로 격상시키고 현대전자 정보시스템본부장 출신의 표삼수 전무를 영입해 총괄토록 했다. 현대는 ISC를 활용해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정보시스템 설비관리(FM)를 비롯, 재해복구시스템(DRS)과 2000년 연도표기(Y2k)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식으로 외부 아웃소싱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쌍용정보통신은 정보통신업체인 C&I, 인터링크 등 11개 중견업체에 자사의 데이터센터 호스트와 통신망을 이용해 정보처리업무를 대행해주고 있으며 포스데이타는 싸니전기공업 등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아웃소싱서비스인 「POS-HAMIS」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 동양시스템하우스, 국민데이타시스템, 교보정보통신 등이 금융권을 대상으로 각각 합작사 기술을 도입, 적극적인 아웃소싱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농심데이타시스템도 연내에 금융권과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건 이상의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IBM, 왕그로벌 등 해외 유력업체들의 움직임도 빠르다. IBM은 올초 김익교 전무가 총괄하는 세계적인 아웃소싱 조직인 「글로벌서비스」팀을 본격가동해 금융권은 물론 국내 통신업체 공략에 나섰다. IBM은 아웃소싱 경험이 거의 없는 국내업체와는 달리 풍부한 경험을 내세워 해당업체 전산실 인수후 아웃소싱사업을 펼친다는 「한국식」 전략을 펼쳐 시장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왕그로벌,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지멘스, 플래티늄 등도 D사, S사 등의 국내 SI업체를 인수하거나 합작계약을 체결후 공공 및 금융권 아웃소싱시장에 참여할 계획이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