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음악과 저작권 (3);음반출판사 활동

음악출판사는 음악저작권사업의 「꽃」이다. 이들은 음악이라는 무형의 창작물을 상품화하고, 그 쓰임새를 넓혀 저작권 수익을 끌어올린다. 심지어 신인작곡가 및 가수를 발굴하는 매니지먼트사업을 하고, 음반제작 및 유통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음악의 산업적 가치를 대폭 키운다.

음악출판사의 주요 업무는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관리하는 일이다. 자사가 보유한 음악의 쓰임새를 모니터링하고 사용자로부터 대가를 청구, 징수해 저작권자와 수익을 나눠갖는다. 오늘날 음반, 라디오, TV, 영화, 공연, 노래방, 인터넷 등 음악의 쓰임새가 다양화함에 따라 저작권 관리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음악출판업의 본 모습은 단순관리업에 있지 않고 부단한 신인발굴 및 음악사용처의 개발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음악출판사가 주도적으로 대중음악 인기흐름을 파악해 음반제작을 기획하고 그에 맞는 작곡가를 물색해 계약하며, 음반사로 하여금 음반을 제작하도록 유도한다. 또 음악의 방송 및 판매량 증대를 북돋아 저작권 가치를 상승시킨다. 편집앨범 발매와 같은 2차적 저작물 개발도 음악출판사의 몫이다.

이같은 음악저작권 수익창구 다변화 노력은 「해외 판로」까지 개척해 작곡가와 가수에게 국제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음악출판사 업무가 단순관리업에서 음악구매(작곡가와의 계약), 상품화, 판촉에 이르는 음악관련 종합사업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음악출판업의 미래는 신곡을 발굴하고 이의 사용처를 넓히는 데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음악저작권업이 「발아기」에 머물고 있어 음악출판사들의 활동영역은 협소한 편이다. 실제 20여개 음악출판사들의 주요 수입은 단순관리업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영상사업단, 제일제당, 도레미레코드, MBC예술단, KBS문화사업단, 예당미디어 등 후발주자들의 활동에 무게가 실리면서 음악출판업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나 아직은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음악저작권사업은 「인맥」에 기초해 왔다. 대중음악계 선배가 음악출판사를 영위하고, 후배들이 선배에 대한 존경심에서 그 회사와 저작권 관리대행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겉으로 봐서는 「아름다운 모습」이겠지만 선배에 의한 불공정 계약으로 저작권자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많았다.

신인작곡가 및 가수 발굴을 위한 노력도 없었다. 그저 인기가 검증된 곡의 창작자와 실연자를 자사 관리하로 끌어들이는 데 주력했을 뿐이다.

음악출판사들의 수익창구 다변화 노력도 미약하기만 하다. 그저 음악저작권 집중관리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로부터 일괄적으로 징수 및 분배되는 저작권료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다.

상품개발이나 해외시장 개척과 같은 노력이 없었음은 물론이다. 현존하는 음악출판사들이 한국 대중음악인들의 경제적 수익을 끌어올렸다거나 곡을 해외에 진출시킨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음악출판업은 무형의 상품(음악 및 저작권)을 통해 복잡다양한 수익창구를 찾아나가는 사업으로, 현대사회의 특성에 가장 근접해있음과 동시에 미래형 고수익 사업이다. 한국 음악출판사들의 공정하고도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