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자동판매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자동판매기 신제품 판매실적은 뚝 떨어진 반면 중고 자판기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월 20여대 정도 판매하던 대형 판매점의 경우 올들어 50여대의 중고 자판기를 판매하고 있는데 전체 물량의 70% 정도가 커피, 캔 복합 자판기며 커피, 국산차 자판기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중고 자판기시장이 활기를 띠는 주 원인은 IMF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바뀌면서 소자본으로 부업을 하려는 일반 개인이나 업자들이 비용부담은 적고 성능은 양호한 중고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고 자판기는 대부분 출시 2년 미만인 A급 자판기들로 자판기 외관을 손보고, 자판기 내부의 부품을 일부 교체하는 등 간단한 수리작업을 거치기만 하면 새 제품과 거의 똑같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신제품을 할부나 현금으로 구입할 때 각각 6백만원, 4백만원이 필요하나 중고 자판기의 경우 A급이 2백만원일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그 뿐 아니라 중고 자판기업체들이 6개월동안 제품 보증을 해주며, 잔고장 발생시 제조업체로부터 수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중고 자판기 구매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또 그동안 소규모로 자판기를 운영해온 일반 개인과 부도업체가 내다 파는 물량들이 중고 자판기시장에 쏟아지고 있어 이같은 중고 자판기 수요를 채워주고 있다.
삼성코인벤딩의 김종진 사장은 『소규모 점포 소유주 등이 인건비나 임대비라도 뽑을 생각으로 자판기를 구입해 왔지만 경기 불황이 덮쳐 자판기 수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커피, 설탕가격 상승으로 채산성이 낮아지고 자판기 구매시 지원해 주던 할부금융이 중단되자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판기를 내다 팔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고 자판기 구매가 활발해지자 판매업체수도 늘어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만 20개 정도의 중고 자판기업체들이 판매경쟁을 벌이면서 중고 자판기를 확보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일부 업체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의 상태와 성능을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운영하는 등 중고자판기 특수를 만끽하면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업계는 『현재 커피, 캔자판기시장이 포화상태며 신제품 출시가 많이 줄고 상반기 중 이미 상당물량의 중고 자판기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중고 자판기의 공급물량도 수요에 못미쳐 연말에는 품귀현상마저 빚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