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전력수요감시시스템(일명 디맨드컨트롤러) 제작비용을 낮추고 수용가들의 디맨드컨트롤러 채택을 확산시키기 위해 한국전력 내부의 전력량계 프로토콜 개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전력기기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맨드컨트롤러 개발업체인 LG산전, 코린스계기, KD파워, 기인시스템 등은 그동안 한국전력이 전력량계 프로토콜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수용가들의 디맨드컨트롤러 채택에 장애가 돼왔다며 이를 시급히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디맨드컨트롤러는 지정한 만큼 최대 전력수요를 감시, 제어해 수용가의 전력사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절전장치다.
업체들은 지금까지 디맨드컨트롤러 개발을 위해 한전 전력량계와 수용가 전력계간 동기일치화 개발과정에서 별도의 전력량계나 카메라를 부착한 제품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디맨드컨트롤러 제작방식은 동기일치화 과정에 필요한 부가장치 부착에도 불구하고 정확성을 확보하지 못해 왔을 뿐더러 제작비가 높아지는 부작용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특히 추가 전력량계를 채택한 제품들이 한전 전력량계와 디맨드컨트롤러간 동기불일치를 정확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동기일치화를 위한 카메라 등의 부가장치 부착에 따라 제조원가가 높아지면서 시스템설치비 회수기간도 길어져 제품설치 기피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근 국가적으로 전기절약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디맨드컨트롤러 제조업체는 추가 개발이나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95년말 전력량계를 부착한 제품을 내놓은 LG산전은 추가개발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엔 이 분야의 영업활동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신제품을 내놓은 코린스계기도 수용가들의 제품 채택 전망이 불투명해 올 연말까지 점진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으나 시장전망에 대해서는 비관적 입장이다.
또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인식방식으로 동기일치화를 이룬 기인시스템의 제품가격은 8백만원대 이상이어서 수용가들이 채택하기에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수요관리처측은 『이 문제에 대한 업계의 애로가 있는 것을 고려해 이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규제완화 차원의 프로토콜 개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