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크기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얇고 작게 패키징하는 이른바 CSP(Chip Scale Packaging) 기술이 반도체의 소형, 고속, 고집적화 추세에 힙입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가장 유력한 차세대 고속메모리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다이렉트 램버스D램용 패키지를 CSP의 일종인 마이크로BGA(볼그리드어레이)로 채택하면서 이동전화나 디지털 카메라 등 휴대용 정보통신기기에 한정돼 있던 CSP 사용 분야가 PC나 워크스테이션 등 컴퓨터까지 대폭 확대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초소형 박막 패키지에 대한 수요는 최근 수년간 반도체 소형화를 요구하는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의 급속한 보급으로 끊임없이 증가해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생산설비가 부족해 확산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상당수의 세트업체들을 중심으로 CSP형태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및 반도체 패키징 업체들이 CSP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욱이 램버스D램 등 차세대 초고속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원활한 데이터 처리를 위해서는 CSP 채용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임에 따라 CSP가 향후 2~3년안에 반도체 분야의 주력 패키지로 부상할 가능성마저 엿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극히 일부 제품에만 CSP를 채용했던 미 인텔사는 앞으로 모든 플래시 메모리 제품과 모든 신제품에 CSP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경우, 월 1백만개 이상의 반도체 제품에 CSP를 채용할 계획이다.
미국의 TI사도 주력 반도체인 디지털신호처리칩(DSP)에 StartBGA라는 CSP 패키지를 적용한 제품을 99년 이전에 양산하기로 했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전자가 최근 메모리 반도체에 유력한 CSP기술의 하나인 마이크로BGA를 적용하는 기술을 확보해 수요업체에 공급키로 했으며 LG반도체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에 적용할 마이크로BGA 기술을 확보,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아남반도체와 현대전자의 패키징 전문 자회사인 칩팩도 늘어나는 반도체업체의 CSP주문에 대비해 마이크로BGA를 비롯한 다양한 CSP기술 및 설비를 확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CSP가 새로운 패키지 기술로 각광받는 것은 칩의 외부연결 단자인 리드가 짧고 기존 패키지에 비해 고주파 전달 특성이 우수해 고속, 복잡화하는 최근의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시장 분석기관들의 예측에 따르면 CSP를 채용한 반도체는 향후 수년간 연평균 1백%가 넘는 고성장을 거듭, 오는 2002년경 약 60억원 안팎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