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구조조정 "성공사례"

IMF사태 직후부터 유망한 해외 자회사의 매각 및 미국 주식시장 상장 등을 통해 추진해왔던 현대전자(대표 김영환)의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현대전자의 구조조정 작업은 국내 기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해외에서 인수한 자회사의 성공적인 경영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해외 자회사의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다수의 대기업들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전자가 최근 확보한 외자는 지난주 법적절차가 마무리된 심비오스사 매각 대금 7억6천만달러와 미국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에 상장된 맥스터사의 신주(新株) 발생을 통한 3억3천만달러를 포함해 10억9천만달러 수준이다.

글로벌스타 지분 매각 대금 8천2백만달러, 해외 전환사태 발행으로 확보한 5천만달러, 반도체용 포토마스크숍 매각 대금 3천1백만달러 등 이미 확보한 1억7천2백만달러를 포함할 경우 현재까지 현대전자와 자회사에 들어온 외자는 총 12억6천2백만달러에 이른다.

현대전자는 이 가운데 현금기준으로 4억5천만달러가 국내에 유입돼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후 주력사업인 반도체부문과 통신부문의 부진으로 문제가 생겼던 자금 흐름이 상당부분 정상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자금은 미국 현지법인인 HEA의 반도체 연구개발 등에 재투자되며 맥스터사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신제품 개발 및 현지 법인들의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전자가 이번 위기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해외에서 인수한 기업들을 처리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기업 인수 및 합병(M&A)의 ABC를 보는 듯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선 최근 7억6천만달러를 받고 미국 LSI로직사에 매각한 심비오스사는 3년 전인 95년 AT&T-GIS사의 비메모리 사업부문을 단돈 3억4천만달러를 들여 인수한 회사다.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배당 수익금과 환율변동까지 감안할 경우 심비오스사를 통해 원화 기준으로 약 4배 이상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맥스터사는 94년 인수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제조업체로 인수 당시 심각한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 4, Mbps분기부터 흑자로 전환돼 현재 3, Mbps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98년도 상반기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0억8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위성휴대통신(GMPCS)사업인 글로벌스타 프로젝트에서도 상당한 주가 차익을 챙겼다. 지난 94년 2백10만주를 2천7백만달러에 확보했다. 주당 가격은 12.5달러.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로럴사에 81만9천주를 매각하면서 받은 금액은 주당 1백달러. 매입당시인 94년보다 무려 8배가 오른 가격이다.

현대전자 김영환 사장은 이와 관련, 『해외기업 M&A는 기본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현대전자의 성공적인 해외 기업경영을 통한 위기극복 능력이 IMF 이후 실추된 국내기업의 신용도 향상과 국가 경쟁력 회복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