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경영정보시스템(MIS), 그룹웨어,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SW)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을 것인가.』
업무용 SW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경기의 최저점」 논쟁이 분분하다.
올 하반기 업무용 SW시장에 대한 전망을 놓고 『사상 최악의 불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비관론과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낙관론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비관론이 우세하다. 상당수 SW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들이 대부분 생존여부를 걱정하고 있는 마당에 업무용 SW시장이 활성화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잘라말했다.
비관론자들은 특히 많은 기업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전산과 같은 신규투자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한 외국계 ERP업체 관계자는 『ERP 도입을 약속한 대기업들마저 최근 최종계약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올 하반기 ERP시장은 최악의 불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그룹웨어업체 관계자도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소기업의 전산담당자로부터 도입문의가 꾸준히 이어졌는데 지난달부터 문의가 뚝 끊겼으며 제품의 업그레이드는커녕 불과 몇 만원인 유지보수비를 깎으려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비관론자들은 『구조조정을 끝낸 기업들이 전산부문에 본격 투자할 내년상반기 이후에나 업무용 시장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올 하반기부터 업무용 SW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업계 한쪽에서 제기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국내에 경기불황이 시작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며 지난 상반기에는 IMF파동이 겹쳐 불황이 더욱 가중됐던 것』이라고 분석하고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해 불황을 이겨낸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인 전산투자에 대해 올 하반기부터 적극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낙관론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최근 견실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업무용 패키지SW에 대한 신규수요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MIS업체 관계자는 『올들어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제품구입 문의건수가 월평균 7백여건이었는데 지난달 갑자기 1천1백여건으로 늘어났다』면서 『7월이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MIS시장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ERP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문업종의 중견업체와 대기업의 견실한 협력사를 중심으로 ERP 도입에 대한 문의가 상반기에 비해 50% 정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낙관론자들은 이같은 문의량 증가가 곧바로 SW시장 활성화로 해석하지는 않겠지만 올 하반기 업무용 SW시장은 상반기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처럼 올 하반기 업무용 SW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으나 낙관론자나 비관론자 모두 『SW시장 활성화의 여부는 올 9, 10월께의 수요동향에서 어느 정도 판가름날 것』라는 일치된 견해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