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영상감시시스템 시장이 금융권의 투자위축으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반 CCTV시스템을 대체할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디지털 영상감시시스템의 주가가 불과 1년만에 이처럼 퍽락한 것은 최대 고객인 금융권의 투자위축으로 시장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이에 따라 지난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디지털 영상감시시스템 업체 가운데 사업을 아예 포기하거나 영업을 중단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업체는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회귀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지털 영상감시시스템 시장은 전체 영상감시시스템 시장의 10%를 조금 넘는 3백억원 가량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의 절반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업계의 큰 기대를 모았던 디지털 영상감시시스템 시장이 이처럼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금융권을 비롯한 전반적인 감시시스템 시장의 수요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는 금융권 시장이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쳤던 업체들 중에서도 올들어 사업을 중단하거나 영업을 보류하고 있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업체가 아닌 대기업일수록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일부업체는 사업부서 자체를 아예 폐지했다.
그러나 시장 침체 외에도 디지털 시스템이 아날로그 시스템과의 가격 및 품질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시스템 채용계획을 세웠던 금융권 고객의 일부가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다수 고객이 디지털 시스템의 장점인 화질과 운용편리성보다는 잦은 A/S와 비싼 가격 등 단점을 더 자주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이같은 문제제기를 거울삼아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디지털 영상감시시스템들이 속속 개발, 출시되고 있어 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매우 밝은 편이다. 더구나 금융권에 설치된 기존 감시시스템의 교체 시점도 다가오고 있어 올 연말부터는 다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섞인 전망이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