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오히려 빛을 발하는 제품이 있다.
꼭 필요한 기능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틈새제품들이 최근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가전업체들에 효자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가정용 전기이발기. 국내 업체로서는 하성과 성진전자가 시판하고 있다.
두 업체는 그동안 전기이발기를 가정보다는 주로 이미용실을 상대로 판매해왔으나 외산제품과 경쟁에서 뒤져 별 재미를 못보았다. 그러나 IMF위기 이후 일반 가정에서도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환율인상으로 외산제품이 맥을 못추고 있어 그 사이를 비집고 발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하성의 경우 한달에 2천∼3천여개도 판매하지 못했으나 IMF 이후로는 월 1만여대는 물론 최고 2만대까지 판매한 적도 있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생산라인을 전부 가동해 물량공급하기에 분주하다.
아이디어와 편리성이 결합된 상품으로는 엔아이티의 목걸이형 선풍기를 들 수 있다. 엔아이티는 야외에서 경기나 공연 등을 관람할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크기 및 무게를 줄여 목에 걸 수 있도록 개발한 휴대형 선풍기 「터보팬」을 최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날개가 발포스펀지로 돼 있기 때문에 안전하며 7천5백rpm 정도의 바람을 일으켜 시원하다. 또 끈의 길이 및 풍량을 스토퍼로 간단히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값비싼 정수기와 매일 먹는샘물을 구입해야 하는 냉온수기 대신 기존 물통에 필터를 끼워 수돗물을 정수해 마실 수 있는 세이웃의 「아쿠아본」도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아이디어로 새롭게 포장한 틈새상품들은 불황에도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