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국내외 입체음향 기술연구 현황

김현빈

85년 중앙대학교 응용통계학과 졸업

88년 중앙대학교 응용통계학과 석사

91∼93년 나고야대학원 공학연구과 연구원

96년 오까야마대학원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84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컴퓨터, 소프트웨어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감성과학회 이사

입체음향 관련 기술은 주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달되어 왔다. 반면 우리나라의 입체음향기술 수준은 이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3차원 그래픽 기술에 비해 입체음향 기술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감이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컴퓨터소프트웨어연구소와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입체음향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게다가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사운드 카드나 기존 스테레오방식에서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신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사용자들도 입체음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국내 입체음향 관련 개발 현황은 밝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된 해외의 대표적인 알고리듬 및 제품들로는 싱가포르의 크리에이티브(Creative)사가 개발한 멀티미디어용 사운드카드인 AWE64IE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스테레오 강화 기술을 적용해 음의 발산 영역을 확대해 공간감을 향상시켰으며 음원의 위치를 3차원 좌표에 설정해 해당 위치음을 생성하는 3D 포지셔닝(Positioning)기능을 갖고 있다.

캐나다의 Q사운드 알고리듬은 원칙적으로 일상적인 스테레오 재생시스템 장치 이외에 하드웨어를 새로 추가하지 않고 2채널의 입체음향 신호를 생성하는 녹음 기술이다. 특이한 사항으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머리전달 함수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청각 신경계를 포함한 전달함수를 모델링해 입체음향을 녹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SRS(Sound Retrieval System)연구소는 주로 음향기술을 라이선스하는 연구소다. 이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트루서라운드(TruSurround)는 5채널에 의한 음상 정위를 실현시킨 기술로 기본적으로 머리전달 함수를 이용해 공간 정보를 부가하는 기술을 채용하고 있지만 상호간섭(Crosstalk)을 제거하는 과정을 채용하지 않음으로써 계산량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스패셜라이저 오디오 연구소(Spatializer Audio Lab)에서는 SRS처럼 라이선스 형태로 기술을 제공하는데 그 중에 인콤패스(enCOMPASS)는 머리전달함수를 이용한 음상정위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다이렉트사운드(DirectSound) 5.0을 이용한 게임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 또한 N-2-2는 2채널만으로 멀티채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다른 유사기술에 비해 청취자의 청취영역이 넓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본의 RSS(Roland Sound Space)시스템은 모노음을 바이노럴 신호로 생성하는 프로세서와 상호간섭을 제거하는 프로세서로 구분되어 있다. GUI환경을 통해 방향감, 거리감 외에 사용자가 설정한 궤적에 따라 음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연속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외에 호주의 레이크DSP사는 입체음향에 필수적인 컨볼루션 연산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는 휴론(Huron) DSP라는 전용보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파르마(Parma)대학에서는 SW만으로 실시간에 가까운 컨볼루션 연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오로라(Aurora)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에 있다.

입체음향과 관련한 최신 연구동향을 살펴보자. 일본의 하마다(Hamada)교수는 두 개의 스피커가 인접할 경우 스테레오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스테레오 다이폴 시스템(Stereo Dipole System)을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머리를 구면체로 가정해 계산된 근사치의 머리전달함수를 이용, 인접한 스피커의 경우에도 스테레오와 입체음향 효과가 충분히 전달되도록 했다.

어느 정도의 머리 움직임에 대해서도 정위감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크리스탈 리버 엔지니어링(Crystal River Engineering)사는 청취자가 머리를 움직일 경우 음파의 입사 각도가 달라져 음상의 방향감이 달라지는 것에 착안, 헤드트래커로 청취자의 머리 움직임을 추적해 머리 움직임에 따른 방향감을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시스템인 컨볼보트론(Convolvotron)을 개발했으나 헤드폰 전용으로 장비가 고가인 단점이 있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대학에서는 사운드 렌더링(Sound Rendering)이란 기술을 소개했는데 이는 영상 내에서 움직이는 객체의 위치를 음향에 매핑해 음향의 방향감, 거리감 등을 객체의 움직임과 공간적으로 동기화해 생성하는 기술로 가상현실과 게임 등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최근 선진국에서는 콘서트 홀이나 실내를 건축하기 전에 음장효과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가청화(Auralization)기술과 음원이나 소음으로부터 방사되는 음파의 형태를 그래픽으로 처리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소리 가시화(Sound Visualization)기술 등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입체음향과 관련해 상용화된 국내 제품으로는 멀티미디어에 내장된 사운드카드에 입체음향 지원 기능을 추가한 제품들과 기존의 음향 장비에 간단히 연결만 함으로써 입체음향을 재현하는 장치인 DTEC의 3S(Spectral Surround System), 라스텔의 RSF(Royal Sound Field)가 있다. 이 외에 JG코포레이션의 체감스피커 등도 있다.

사운드카드 제품을 살펴보면 훈테크의 사운드트랙 97PnP의 경우 4채널 서라운드 방식의 입체음향을 지원하고 도플러 효과에 의한 이동음과 4채널에 의한 3D 포지션 기능이 있다.

제이스텍의 소리마당 98골드는 미국의 ESS 테크놀로지사의 칩을 사용해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기능이 있고 가산의 WaveX 32Pro, 성일정밀의 사운드오페라 등이 미국의 SRS기술을 도입한 입체음향 기능을 지원한다.

경북대 최평 교수가 개발해 DTEC에 기술을 이전한 3S는 주파수 대역을 고, 중, 저 대역으로 3등분해 대칭적으로 처리하고 스테레오 양쪽 신호에 위상적 특성을 가미해 공간감을 확대하는 기능과 소리의 원근감 보정을 행하는 기능 등이 있다.

라스텔의 RSF는 DSP를 사용하지 않고 각종 음향 관련 시스템에서 아날로그 다채널 음장을 구현한 기술로 저렴한 가격으로 DSP칩에 버금가는 입체음향을 구현할 수 있다.

JG코포레이션의 체감스피커는 소파, 의자 또는 자켓 등에 얇은 두께의 스피커를 내장해 소리의 진동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한것이 특징인데 입체음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게임이나 가상현실 등에서 이용할 경우 실감나는 체감음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는 순수 SW 기술만으로 윈도 전용의 입체음향 데모시스템인 3D SGS(3D Sound Generation System)를 개발했다. 3D SGS는 시스템에서 정의된 8개 위치음과 20개 이동음을 사용자가 임의로 선택해 입체음향을 생성하고 이를 그래픽 영상과 동기화해 재생한다. 또한 파일에 저장된 음원 뿐만 아니라 마이크폰으로 입력되는 라이브 음원에 대해서도 입체음향으로 생성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외에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는 가상현실, 게임기,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자들이 입체음향 효과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입체음향생성 저작도구를 현재 개발중에 있다. 입체음향생성 저작도구는 음향신호의 복사, 믹싱 등과 같은 일반적인 음향편집 기능외에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음과 이동음을 생성하는 기능, 다양한 형태의 가상음장을 생성하는 기능, 상호간섭을 제거하는 기능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심리음향학 차원에서의 입체음향과 관련한 연구는 3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디지털 신호처리에 의해 입체음향을 구현해 멀티미디어, 오디오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이다.

입체음향의 활용 분야는 실로 다양하다. 영화산업에서 특수 입체음향 효과는 관람객의 영화에 대한 흥미도를 배가시킬 수 있으며 게임, 가상현실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의 입체음향 효과는 사용자의 몰입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 또한 노래반주기, 사운드 카드 및 일반 오디오 등에서의 입체음향 지원 기능은 제품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카오디오 및 가정용 극장시스템(Home Theater)에서 입체음향의 재생은 적은 공간에서도 청취자에게 만족할 만한 음향효과를 충실히 제공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원격회의, 초고속정보통신망에서의 실감음향 통신, 방송, 교육 및 국방 등 음향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입체음향은 1960년대 이후 일반인에게 보급된 스테레오와 서라운드 음향효과에 버금가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현장감의 충실한 재현 뿐만 아니라 3차원 공간에서 임의의 위치에 음상정위를 가능하게 하는 입체음향기술은 향후 영상처리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삶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