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코리아-한국오라클, ERP시장 주도권 다툼 치열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시장을 놓고 시장점유율 1,2위인 SAP코리아(대표 최해원)와 한국오라클(대표 강병제)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는 현재 데이콤,롯데제과,하나로통신등 신규 고객사를 둘러싸고 막판까지 가는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또 두 회사는 SK텔레콤 등 ERP 도입을 추진중인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에 진입한 다국적기업,중견기업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는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올 9월과 10월에 각각 기존 제품을 대폭 개선한 신제품인 「R11」과 「R/3 버전 4.0」을 전격 출시할 예정으로 있어 신제품 경쟁도 뜨거워 지고 있다.

두 회사는 올상반기 영업이 부진했다고 보고 올 하반기 시장을 겨냥해 사업 및 마케팅 조직을 재정비하고 적극적인 수주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큰 프로젝트마다 두 회사가 맞부딪칠 가능성이 높은며 그 결과에 따라 시장 주도권 여부가 가름될 것으로 관측된다.

SAP코리아는 상반기동안 대웅제약과 태평양만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SAP은 이 기간중 삼성그룹에 대한 추가수요와 노키아등 본사에서 수주한 계약의 일부 위탁물량을 확보해 매출난을 덜었으나 이같은 저조한 실적으로 1위업체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이에 대해 SAP코리아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대기업의 수요가 격감해 생긴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하고 올 하반기에는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요를 발굴해 지난상반기의 부진을 씻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SAP코리아는 최근 D사와 H사 등 대기업에 대한 공급 계약을 따낸 것을 계기로 주력 시장인 대기업에 대한 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협력사와의 제휴를 강화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견기업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특히 올 10월께 출시할 신제품 「R/3 4.0」에 대한 업종별 솔루션 영업을 강화함으로써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지위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한국오라클도 지난 상반기에 풀무원을 비롯한 6개사를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으나 대대적인 투자의 결과물로는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오라클은 다음달부터 공급할 신제품 「R11」의 출시를 계기로 그동안의 소극적이었던 영업활동에서 탈피해 공격적인 영업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이와 관련, 한국오라클은 최근 ERP사업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작업에 들어갔으며 데이타웨어하우스(DW),전자상거래(EC) 등 연관 제품과의 통합 솔루션 제공 등 SAP와 뚜렷히 차별화할 마케팅 전략을 마련중이다.

한국오라클은 일단 올 하반기에 SAP와 대등한 규모의 매출 실적을 거둬 시장을 양분하는체제로 갖춰 SAP의 아성을 뒤흔들어놓겠다는 전략이다.

ERP업계 관계자들은 두 회사의 주도권 장악 여부는 늦어도 이달말께는 확정될 데이콤과 공급업체 선정이 임박한 롯데제과 등 대기업의 수주전 결과에서 어느 정도 판가름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로선 오라클의 DB를 쓰는 데이콤은 한국오라클에서, SAP제품을 쓰고 있는일본 본사의 계열사인 롯데제과의 경우 SAP코리아에서 각각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그렇지만 만일 SAP코리아가 데이콤을,한국오라클이 롯데제과를 수주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두 회사는 향후 사업전개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