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64MD램의 차세대 제품인 고성능 싱크로너스 1백28MD램 제품의 양산에 나섬에 따라 빨라야 연말쯤으로 예상됐던 1백28MD램 시장형성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된다.
특히 국내 반도체 3사는 올해 4.4분기경부터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후지쯔, 도시바, NEC 등 일본 반도체업체들에 비해 수개월 앞서 양산에 착수, 1백28MD램 시장에서 당분간 국내업체들의 독주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64MD램에 비해 6~7배의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1백28MD램 제품을 조기 출하함으로써 최근 반도체가격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반도체업계에 불황탈출의 돌파구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현대전자는 현존하는 제품중 처리속도가 가장 빠른 클럭주파수 1백50MHz의 1백28M 싱크로너스D램(SD램)을 개발해 샘플 출하를 시작했으며 오는 10월부터 월 1백만개씩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LG반도체도 18일 64MD램 2개를 하나로 포갠 스택타입의 1백28MD램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즉각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정보처리속도가 1백33MHz인 1백28M SD램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해 이달 초부터 양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3사는 모두 64M와 2백56MD램의 중간단계 제품인 1백28MD램 시장에 일본업체들에 비해 2~3개월 가량 앞서 진입, 시장장악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주력제품인 16MD램이나 64MD램으로 64MB의 메모리 모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각 32개와 8개의 칩을 필요로 하는 것과는 달리 1백28MD램 제품은 단 4개의 칩만으로 64MB모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사이즈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이 때문에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워크스테이션이나 하이엔드 서버 시장, 부품 소형화가 필수적인 노트북PC 등을 중심으로 1백28MD램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차세대 제품인 2백56MD램이 별도의 공정과 시설을 필요로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1백28MD램은 기존 64MD램 라인의 부분적인 개조만으로 양산이 가능한 데다 64MD램과 동일한 패키지를 사용, 64M와의 호환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1백28MD램 시장의 예상보다 조기에 팽창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재 평균 9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64MD램 제품보다 6~7배 비싼 50~60달러 선에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시장 진입시기에 따라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3사는 이미 샘플을 공급한 세계 유수의 컴퓨터업체들로부터 1백28MD램 제품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고 있어 상반기에 기록한 결손을 상당부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1백28MD램의 세계시장 규모는 99년 약 1억개에 11억 달러, 2000년에 약 3억개에 30여억 달러 수준으로 급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