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분양에 나섰으나 2년 이상 장기간 분양되지 않고 있는 전국 국가산업단지와 지방산업단지가 분양금액 기준으로 무려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8일 산업자원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지금까지 2년 이상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는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는 4백80만평에 이르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산업단지의 평균 평당 분양가 40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 1조9천2백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61만원으로 전국의 평균 분양가 40만원보다 훨씬 높고 연약한 지반으로 인해 침하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전체 1백24만여평 가운데 60%인 75만평이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또 전남 대불공단은 전체 분양면적 1백90만평 중 고작 45만평만 분양돼 미분양률이 무려 76%에 이르고 있다. 대불공단의 미분양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이어서 미분양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경기 아산국가산업단지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일반 기업들의 입주 분위기가 급랭, 조성면적 2백80만평의 42%인 1백20만평이 분양되지 않고 있으며, 조성면적이 52만평인 광주 첨단단지도 같은 이유로 39%의 미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지방산업단지인 경북 구성공단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인해 입주업종이 제한되면서 전체면적 16만평 가운데 1만평 가량만 분양돼 미분양률이 무려 96%에 이르고 있다.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산업단지의 미분양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산업단지 입지가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대부분 지역개발 안배나 정치권 배려 차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에서 정부 예산으로 미분양 산업단지 토지를 사들여 외국인에게 임대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미분양률이 높은 이들 산업단지의 미분양 이유인 사회간접자본시설 취약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 또한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