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좋게 웃는 한국유니시스 오픈센터 유범종 과장(33)은 어디를 봐도 엘리트 사원이라기보다는 편안한 샐러리맨 타입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그는 「만점」 사원으로 통한다.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인하는 전문자격증인 MCSE(마이크로소프트 공인 시스템엔지니어) 시험에서 최고점수인 1천점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MCSE는 윈도NT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사용한 정보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 부여하는 자격증. 국내에는 약 6백여명의 엔지니어가 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최근 윈도NT 붐을 타고 관련업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자격증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그가 1천점을 받은 과목은 「윈도NT서버4.0 사용 및 지원」. 7백64점이면 합격이 가능한데 유 과장은 아예 완벽한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1천점이란 점수는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드문 예라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유 과장이 나머지 과목도 한번의 실패없이 우수한 성적으로 시험을 통과했음은 물론이다.
『착실하게 공부는 했지만 만점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좀 얼떨떨합니다. 평소 업무에 윈도NT를 많이 적용해왔고 마이크로소프트 공인기술교육센터(ATEC)에서 수강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지요.』
지금은 우수한 성적으로 MCSE 자격증을 획득할 만큼 윈도NT 전문가가 됐지만 유 과장의 전문분야는 원래 유닉스였다.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유닉스 마니아였던 그는 지난 92년 유닉스전문팀 신설을 계기로 회사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만 해도 메인프레임이 주력상품이었기 때문에 유 과장이 속한 팀은 각광받는 부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오픈센터는 회사의 주력상품에 대해 기술지원을 하고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는 핵심부서가 됐다. 특히 최근 제품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면서 부서원들의 퇴근시간이 10시로 고정될 만큼 업무량이 늘어났다.
『제품의 성능도 좋아야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바를 잘 파악해 충족시켜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만족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정작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지요.』
유 과장은 이 평범한 진리를 잘 실천하려면 변화하는 기술을 보다 빨리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보기술세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 과장은 오늘도 서점의 컴퓨터코너 한켠에서 관련서적들을 열심히 뒤적인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