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지리정보 하면 대용량 지도 데이터베이스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같은 대형 시스템은 한 번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합니다. 또 시스템을 바꾸기도 쉽지 않구요. 그래서 지리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활용은 그리 활발하지 않은 편입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리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지어소프트 한용규 사장(32)의 말이다.
한 사장은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데이터를 수정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어소프트를 출범시켰다고 설명한다. 지어란 회사이름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에서 따온 말이다. 한 사장을 비롯해 이 회사의 구성원은 대부분 쌍용정보통신에서 함께 일해온 동료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때문인지 모두들 한 몸처럼 움직여준다는 게 한 사장의 설명이다.
지리정보의 대중화를 위해 지어소프트가 내놓은 첫 작품은 「웹틀라스」다. 회사가 정식으로 출범한 지는 두달 남짓밖에 안됐지만 웹틀라스는 1년여의 산고 끝에 맺은 결실이다. 인터넷상에서 전국의 지리정보를 제공하는 지리정보 엔진인 웹틀라스의 특징은 무엇보다 원하는 내용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점. 또 순수하게 자체 개발한 제품이기 때문에 이용자의 요구에 맞춰 쉽게 바꿀 수 있다.
『현재 국내에 나와있는 지리정보 엔진들은 대부분이 복잡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힘을 기울이느라 속도를 향상시키는 데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웹틀라스는 다른 제품보다 최고 10배 이상 검색속도가 빠릅니다. 또 서비스도 윈도NT나 유닉스를 기반으로 한 워크스테이션 정도면 충분하죠.』
「웹틀라스 대리점 관리」는 디지털 지도를 이용해 전국 또는 일부 지역의 대리점 위치를 보여준다. 5만분의 1에서 1만분의 1까지 축소한 이 지도는 10단계로 자유롭게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으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리점 관리 시스템과도 연계 운영할 수 있다. 또 지도상의 주요시설을 행정기관, 도로시설, 상업용 건물 등 24개의 대분류와 3백여개의 소분류로 나눠 유형별로 정보 검색을 지원하고 주제어 검색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도상에서 원하는 장소를 클릭하면 바로 해당 장소로 이동할 수 있으며 웹틀라스에 포함되지 않은 지형지물은 심벌 등록기능을 이용해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지어소프트는 이와 함께 최근 관리센터의 디지털 지도를 이용해 이용하는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 차량운행 정보를 관리하는 AVLS(Automatic Vehicle Location System)를 선보였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운전자가 전화로 일일이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더라도 차량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차량 배차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지리정보를 이용해 인터넷상에서 상권과 지역별 마케팅을 분석하는 「웹기반 마케팅 분석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대부분의 영업정보는 지리적인 요소와 연관이 큽니다. 신규점포 개설이나 판매제품의 시장점유율 분석 등에 인구, 도로시설 등을 담은 지리정보를 이용한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또 고객의 분포와 성향파악, 수요자 요소 분석 등에도 지리정보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또 『앞으로는 보다 많은 정보가 지리정보와 함께 제공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 사장은 일반인도 쉽게 지리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PC통신이나 ISP업체를 통해 생활지리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지어소프트는 앞으로 윈도CE 운용체계의 PDA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지리정보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렇게 되면 길을 몰라 헤매는 일은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