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기술이전 수입 "짭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정선종)이 연구개발 결과물을 민간기업에 이전하는 기술이전사업에 박차를 가해 연말까지 출연연구기관 사상 최초로 4백억원에 육박하는 기술이전 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2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ETRI는 지난해 기술이전 45건, 기술이전료 1백16억1백만원을 기록했으나 8월16일 현재 기술이전 36건에 기술료만 1백25억5백만원의 수입을 올려 이미 지난해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TRI는 기술이전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하반기 실적까지 포함할 경우 올 연말에는 2백60억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특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전화시스템 사용에 따른 퀄컴의 기술료 1백34억원을 수입에 포함한다면 기술이전료 총액은 3백94억원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 최초로 4백억원에 이르는 수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 96년 기술이전 33건, 기술이전료 96억2천5백만원보다 무려 3배에 이르는 규모이며 지난해에 비해서도 두배 가량 늘어난 폭발적인 증가세로 최근 경영마인드 및 자생력 확보를 최우선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변신노력과 관련, 주목된다.

특히 ETRI가 최근 중소기업기술진흥본부 등 자체 개발한 기술을 판매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 보강함으로써 상품화가 가능한 기술들을 엄선, 기술이전시장에 대거 내놓는 동시에 기술이전 조건 및 절차를 크게 개선한 것도 기술이전료 수입을 올리는 데 크게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TRI 이형복 기술이전팀장은 『IMF사태 이후 경영조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구원 내부에서도 수입증대를 겨냥, 기술이전사업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매월 정기 기술이전 설명회를 갖는 등 전담부서원들과 연구원들의 기술이전에 대한 마인드 변화가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ETRI는 『기술이전에 참여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한 36개 기업에 그치고 있으나 대부분 작은 기술보다는 원천기술, 기초기술, 상품화가 가능한 기술을 선호하고 있어 4백억원에 이르는 기술이전료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밝혔다.

<대전=김상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