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별정통신산업이 업체들의 과당경쟁과 대내외적인 사업여건 미비로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련업계 및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따르면 올 한해동안 8백여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별정통신분야가 올해 전반기를 약간 넘긴 지난 7월말 현재 총 1백여억원 정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서비스를 시작한 업체 역시 60여 신청업체 가운데 20여개에 불과해 30% 정도의 낮은 사업개시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초 전망과는 달리 별정통신서비스분야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업초기인데다 사업자들간 과당경쟁으로 서비스요금이 전체적으로 하향 조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서울 및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의 경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설비, 회선이 거의 구축돼 있지 않아 전국서비스가 불가능한 것도 별정통신산업시장의 활성화 저해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기간통신사업자의 별정통신사업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견제와 별정통신서비스와 관련한 정보통신제도의 미비도 걸림돌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별정통신사업의 현황을 보면 7월말 현재 음성재판매분야에서는 11개 업체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터넷폰은 5개 업체가, 호집중, 재과금 등 설비미보유재판매 및 구내통신사업은 6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이들 업체는 총 50여억원의 시설투자비를 통해 음성재판매, 인터넷폰 등 설비보유재판매에서 25억여원, 설비미보유재판매, 구내통신에서 5억여원을 벌어들여 총 30여억원의 월평균 매출을 기록했다.
실적이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월평균 매출현황을 보면 LG유통이 8억여원으로 가장 많고 ICN텔레콤이 5억여원으로 뒤를 이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정보기술, 아이네트, 나래텔레콤, 넥스텔레콤, 원텔 등은 1억5천만원에서 2억5천만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포스데이타, 한국무역정보통신, 프라임정보통신 등은 1억원 정도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한 관계자는 『사업초기인데다 몇몇 사업자들만이 의욕을 보여 예상보다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고 사업자들간 과당경쟁체제를 불식시키는 방향으로 모든 사업자들이 힘을 모아야 별정통신산업이 제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일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