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이디어 가전 "인기 돌풍"

국내경기 침체로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일본 가전시장에서 최근 경제성과 편리성에 착안한 아이디어 상품이 인기를 끌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산요전기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내놓은 제습, 가습 겸용의 습도 컨트롤러 「쾌적공방(工方) ACH-634」와 마쓰시타전지공업이 올초 판매를 개시한 충전식 무선청소기 「테키퍼」가 그 주인공.

산요의 쾌적공방은 본격적인 장마철인 성수기 7월 이전(4∼6월)에도 1만2천대 이상이 팔리는 예상밖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산요는 올해 말까지의 판매목표를 당초의 2만대에서 3만대로 1.5배 상향조정했다.

쾌적공방은 에어컨, 공기청정기와 함께 여름철에 애용되는 제습기가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지만 사용기간이 1년에 2∼3개월밖에 되지 않아 다소 낭비적 요소가 있고, 가습기 역시 같은 아쉬움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탄생된 제품이다. 이 쾌적공방의 인기비결은 두가지 기능을 한대의 기기에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다른 전용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쾌적공방은 센서가 온도를 감지해 60% 이상이 되면 습도운전, 50% 이하가 되면 가습운전으로 자동 전환되고, 온도 상태는 5단계로 표시한다.

제습능력은 하루 5.6∼6.3ℓ로 산요가 판매하고 있는 표준타입 제습기와 거의 같다. 제습시에는 상부의 분출구에서는 나오는 바람으로 세탁물을 말릴 수도 있다. 가습능력도 시간당 4백㎖로 가습 전용기와 같다.

물방울이 발생하는 결로(結露)현상이 자주 생기는 가정을 위해 습도를 35∼45%로 유지하는 「결로 세이브 운전」기능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습도조정뿐 아니라 공기청정기능도 있다. 필터에는 글루콘으로 불리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곰팡이나 균의 활동을 억제하며, 탈취효과가 있는 활성탄을 사용해 청결성도 강조하고 있다.

또 제습, 가습 겸용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작고 가벼운 편이다. 제습용 배수탱크와 가습용 급수에 사용하는 탱크가 별도이기 때문에 본체의 폭은 39㎝로 제습 전용기보다 8∼9㎝ 크지만 두께와 높이는 20㎝와 52㎝로 각각 1㎝ 작다. 무게도 10.5㎏으로 설치장소를 쉽게 바꿀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다만 가격 면에서 이점은 거의 없다. 쾌적공방의 소매가격은 6만2천엔인데,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습 전용기는 4만∼5만엔이고, 가습 전용기는 2만엔 안팎이다.

마쓰시타전지공업의 충전식 무선청소기 테키퍼는 올 1월 판매를 개시한 이후 돌풍을 일으키며 최근 7개월 사이 14만대나 판매됐다. 매달 2만대가 팔린 꼴이다. 또 이달 들어 호조를 보여 월 평균치인 2만대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역별로 대대적인 판촉 캠페인도 계획돼 있어 올해 말까지 누계 판매대수는 2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마쓰시타전지는 이전에도 충전방식의 청소기 개발을 추진해 수차례에 걸쳐 상품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개발은 주부들의 가사 실정을 조사, 반영해 사용의 편리성을 한층 더 높인 게 특징이다.

조사 결과에서 세탁은 70% 이상이, 청소는 45% 이상이 매일 해 횟수로는 청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탁은 빨랫감을 세탁기에 집어넣으면 거의 모든 작업이 완료되는 반면에 청소는 청소기를 끄집어내 호스를 연결하고 코드를 늘려 콘센트에 접속하고 다른 방으로 이동할 때는 콘센트에서 코드를 빼 다시 접속해야 하는 등 작업이 사실상 더 번거롭고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문제는 충전방식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데, 다만 청소기를 방 한 켠에 세워 놓아도 보기 흉하지 않을 정도의 디자인이 뒷받침돼야 한다.

마쓰시타전지는 사실 이 디자인 문제 해결을 위해 상품 기획단계에는 마쓰시타전기 청소기사업부의 원조를 받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해 시작품의 결정까지 반년이나 걸렸다. 이 테키퍼의 인기비결은 역시 충전식으로 사용이 편리하면서도 청소기의 생명인 강한 흡입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니카드전지를 전원으로 하는 세로형의 테키퍼는 청소기 수납대가 충전기를 겸용하며, 최대 충전시 연속적으로 약 15분간 사용할 수 있는데, 흡입력이 AC전원 청소기 2백W에 상당한다.

테키퍼가 인기를 끄는 데는 방문판매전략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방문판매는 개시 2개월간 30∼50대 판매실적이 속출하고, 최고로는 1백60대 판매까지 나오는 등 효과가 상당히 크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