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과 휴렛패커드(HP)가 워크스테이션, 서버 등 시스템 시장에서의 치열했던 경쟁에 이어 전자상거래(EC)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해 전사적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IBM과 HP가 올해 들어 EC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전세계 EC시장 규모가 오는 2002년께 4천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하는 등 잠재적으로 EC시장이 거대시장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양사는 EC시장을 공략함에 따라 양사의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판매에 상승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재 비즈니스 서비스시장을 공략키 위해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서비스 인력을 EC시장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진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IBM은 지난 3월 자사가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는 EC 사업전략인 「E비즈니스」를 본격 강화키 위해 전자상거래 솔루션 「넷커머스3.0」을 선보였다. IBM은 넷커머스3.0이 윈도NT, 솔라리스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 지불수단 소프트웨어 및 마법사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EC의 완벽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이 제품을 기반으로 올해 EC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HP도 지난 3월 EC시장 공략을 위한 사업전략인 「일렉트로닉 월드」를 전격 발표했다. 이 발표회에서 HP는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E비즈니스, 고객과 기업간의 연결 솔루션을 제공하는 E커머스, 일반 고객 대상의 E컨슈머 등 3단계 EC전략을 세우고 EC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EC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구축하고 있던 시스템간의 유기적인 지원이 선행해야 하며 특히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바탕으로 보안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통합성과 보안은 EC시장 진출에 앞서 선결해야 할 과제다. IBM과 HP는 각사의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시스템간의 통합성과 보안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IBM은 EC를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는 대신에 자사의 기존 시스템을 인터넷과 통합함으로써 EC의 통합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IBM은 EC에 활용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는 계획하에 도미노/노츠 등의 그룹웨어에 EC 지원기능을 부가하고 있으며 특히 자바를 적극 개발해 자바 기반의 EC 애플리케이션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EC관련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소 열세에 있는 HP는 제휴사를 통해 EC에 관한 통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HP는 IBM과 달리 고객에게 HP의 제품만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방침하에 마이크로소프트와 EC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베이스에 관해 협력하는 한편 EC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이캣, 인터숍, 오픈마켓 등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HP는 자사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프린터, 팩스, 스캐너 등 사무기기를 인터넷과 연동해 이들 사무기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소규모 개인사업자(SOHO)에게 통합된 EC환경을 마련해준다는 계획이다.
보안 강화를 위해 IBM은 비자 및 마스터카드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표준 프로토콜 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를 EC 관련제품에 탑재해 보안을 보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안업체 체크포인트와 제휴, 방화벽 기능 및 침입탐지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HP는 지난해 15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전자화폐 업체인 베리폰 기술을 기반으로 EC 보안문제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HP는 인터넷에서 신용카드 거래를 가능케 하는 v밸럿, 미국 정부로부터 1백28비트 암호화 제품 수출허가를 받은 버시큐어, 웹서버 보안솔루션인 버추얼 볼트 등을 선보이고 이를 통한 EC보안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잇다.
연간 7백85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리는 IBM과 연간 4백29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HP간의 EC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간의 경쟁은 EC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중, 소규모 업체에 벤치마킹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