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LG 멀티미디어硏 김교선 기획팀장

『21세기에는 정보의 인프라인 인터넷이 사무실에서 가정으로 파급될 것입니다. 따라서 PC보다 TV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더 보편화될 것입니다.』 LG전자 멀티미디어사업본부 멀티미디어연구소 김교선 기획팀장(43)은 오는 21세기에는 각 가정에 적어도 1대씩은 보급돼있는 TV가 주된 인터넷 접속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기획팀장은 인터넷TV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2년 전부터 인터넷 세트톱박스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최근 조선인터넷TV사가 국내 처음 실시하고 있는 인터넷TV 서비스에 세트톱박스를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 세트톱박스 개발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국내에서는 판로가 없어 고심하던 중 조선인터넷TV사로부터 세트톱박스를 공급해주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왔지요. 미국의 웹TV와 같은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머잖아 출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맞은 셈이지요.』

김 팀장은 조선인터넷TV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올해에만 1만여대의 세트톱박스를 공급하게 될 것이며 내년에는 3만여대, 오는 2000년 초반에는 최소한 30만여대에서 60만여대를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인터넷TV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여러 업체들과 인터넷 세트톱박스 공급을 추진중이고 미국에서는 웹TV를 비롯, 이미 20여개사가 인터넷TV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등 세계적으로 인터넷TV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김 팀장은 이미 미국의 모 회사와 인터넷 세트톱박스 공급계약을 체결, 조만간 선적할 예정이며 국내에서도 LG의 관계사인 채널i, 케이블모뎀망을 갖춘 두루넷, 케이블TV 방송사인 한강케이블TV 등과 사업제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단다.

이 인터넷 세트톱박스는 구자홍 전자CU장, 백우현 CTO, 정병철 CFO, 남용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 정광수 VCR OBU장 등이 자기 사무실에 설치해두고 있을 정도로 LG전자내에서 상당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PC보다 TV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갈수록 많아지는 이유는 각 가정에 이미 최소한 1대 이상 보급된 TV를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인터넷 세트톱박스는 3백달러 이하면 충분하지만 PC는 최소한 1천달러의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미 시장조사기관인 「포워드 콘셉츠」는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서 인터넷접속 단말기가 오는 2002년에는 전세계에 4천만대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TV가 2천만대를 차지하고 그 이후에는 PC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인터넷 세트톱박스의 전망은 매우 밝다.

『디지털TV나 디지털TV 세트톱박스에는 인터넷기능이 기본적으로 내장될 것입니다. 그러나 디지털TV가 출현하더라도 상당기간 90% 이상의 가정에서 아날로그TV를 시청하게 될 것인 만큼 인터넷 세트톱박스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인터넷 세트톱박스의 무궁한 가능성을 확신하는 김교선 팀장은 지난 89년 3년 만에 1백억달러의 특허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업무혁신을 이룬 공로로 그룹내 업무혁신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94년 이후부터는 정보가전용 신규 아이템 발굴을 담당하면서 VOD 세트톱박스, 디지털 위성방송 세트톱박스 등 각종 세트톱박스 개발에 매달려왔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