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의료정보화

趙勳 아주대 의대 교수

의료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경받는 직종이었고 최근까지도 신분이 보장되는 인기 전문직이었다. 따라서 의료전문 직업인은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인격자로 존경받았으며 의사의 지시를 거부하거나 판단을 의심하는 불경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다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특수상황이기는 하나 환자가 1차진료 후 대형병원으로 모이는 양극화 현상, 비현실적 수가체계로 인한 경영압박, 점진적인 기대치의 상승 등 의료전문인을 괴롭히는 요인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바로 의료정보화다. 의료정보화란 원숙한 경지의 정보화 기술을 의료에 도입, 미래를 위한 보건정보의 효율적 운용과 관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란 전산화와는 달리 복덕방에 펜티엄급 컴퓨터 한 대 들여놓는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의 정보화 교육, 조직의 변화, 업무의 변화, 의사결정의 변화 등 다양한 분야의 개편, 조정, 통합이 선행돼야 하며 부분적인 변화와 개선으로는 정보화의 효과는커녕 도리어 불편만을 야기하는 등 불만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의료업무나 병원조직은 일반 업무와 달리 극도로 전문화된 분야여서 의료정보의 실무 적용과 도입에는 상당한 준비와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최근 들어 의료인프라의 변화와 새로운 사이버 문화의 발달로 의사-환자의 접촉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원격기술의 도입은 가상 의료기관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원격기술은 시간과 경제적인 이익뿐 아니라 전문 의료인과 신속하고 지속적인 접촉과 자문을 가능케 하고 있다.

또한 기관 또는 의료인의 진료범위 확대, 효율적인 시간관리,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을 가능케 해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할 수 있으므로 국민 총의료비용 감소가 가능하다.

국내의 원격의료는 다음과 같이 재택진료, 원격교육, 원격진단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재택진료는 환자 중심의 진료를 위한 정보기술을 실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원격기술을 이용한 재택진료에는 전자의무기록, 멀티미디어 건강정보, 영상회의 기술을 사용해 예약진료와 응급진료에 야기되는 환자의 불편사항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반적인 정보교환은 인터넷과 공중망을 이용해 해결하고 있다. 원격기술은 이외에도 보건소 이동진료시스템, 재택 산전관리, 치매환자 관리에 적용되고 있으며 활용범위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또 원격교육은 실무를 중심으로 하는 의학교육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분야이다. 의학교육은 교과서에서 얻을 수 없는 내용을 실습해야 하며 실습에 따른 비용의 효율적 관리가 당면한 문제로 제기됐다. 일차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기술을 활용해 의사교육용 원격연수시스템과 ISDN을 이용한 구강병리학 원격강의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현재 적용중이다.

현대의료의 특성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위한 전문화와 세분화된 특수 분야의 전문가를 요구하고 있으나 전문 그룹간의 의견교환과 신기술 교육을 위한 정보기술은 매우 낙후돼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원격진단은 다중매체 데이터베이스 기술, 인터페이스 기술, 영상회의 등의 원격기술을 활용하여 원격지간 전문 의료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