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삼성전기와 은전극 적층 세라믹 콘덴서 양산 계약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최근 은을 전극재료로 사용, 재료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춘 적층세라믹콘덴서를 개발, 삼성전기와 제품양산에 따른 특허사용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고 있다.

KIST의 세라믹스 연구부 김윤호 박사팀과 세라믹콘덴서업체인 우일전자(대표 신해근)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적층세라믹콘덴서는 현재 전극재료로 사용되는 팔라듐 가격의 40분의 1에 불과한 은을 전극재료로 사용해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제품.

MLCC 재료원가의 60%를 차지하는 팔라듐이 최근 5배 가량 뛰어오르면서 원가절감에 고심해온 삼성전기는 이번 기술이전에 따라 외산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월등히 높아져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월 20억개 가량의 MLCC를 생산, 생산물량으로는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번에 이전받은 세라믹콘덴서를 양산에 적용할 경우 3대 MLCC 생산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 콘덴서는 최근 값싼 전극재료로 각광받고 있으나 설비를 재구축해야 하는 니켈이나 동전극을 사용한 MLCC와 달리 기존 설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투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이 콘덴서를 공동으로 개발한 우일전자의 한 관계자는 『개발자금을 투자해 공동으로 MLCC를 개발했으나 우일전자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IMF시대를 맞아 신규 설비투자가 어려운 관계로 애써 개발한 제품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 삼성전기에 이 기술을 이전했다』고 말했다.

MLCC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김윤호 박사는 『중소기업과 연구소, 대기업이 어떤 모습의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하는가에 대해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번 기술계약을 계기로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신기술에 보다 관심을 쏟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