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한 이래 인류의 지식사는 가파른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편화하면서 인류가 걸어온 정보접근 방식에 숨가쁜 변혁의 시기가 닥쳐온 것이다.
컴퓨터, 휴대전화 등 단말기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인터넷, 위성 등 네트워크는 세계 구석구석에 분포한 단말기들을 연결하고 있다. 컴퓨터를 앞에 놓고 비즈니스를 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가족, 친지와 대화한다.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무엇보다 경이로운 것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를 실시간에 알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신문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라디오와 TV의 위세도 여전하지만 키보드를 치거나 마우스를 눌러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내용의 정보를 마음대로 찾을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를 당할 매체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언론사 역시 양방향성을 갖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가 시청자나 독자의 의견을 곧바로 듣고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가지로 유리하다.
이처럼 디지털 미디어는 속보성을 비롯한 양방향성 등 기존 미디어에 비해 수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은 디지털 미디어 부문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 너나 할 것 없이 이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재는 단순한 전자신문(Electronic Newspaper) 개발단계에서 벗어나 주문형 뉴스, 홈쇼핑 등을 결합시킨 주문형 신문을 내놓는 등 독자적인 미디어를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는 향후 정보사회의 주요 언론매체로 부상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현재의 기술추세를 감안할 때 디지털 미디어의 미래를 예상하는 것은 섣부르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80년대 TV방송사들이 첨단기술인 양 내세웠던 문자방송은 이제 그 자취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디지털시대를 이끌어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조차 인터넷의 발전전망을 제대로 예언해내지 못했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디지털 미디어가 어느 방향으로 발전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부에서는 현재까지의 컴퓨터기술과 방송기술, 네트워크기술, 위성기술 등이 통합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자, 음성, 영상은 물론 동영상까지도 디지털신호로 생산, 가공, 전송되는 디지털시대가 본격화하면 이들 기술이 한데 묶일 것이란 설명이다. TV의 디지털화가 진척되고 위성 인터넷이 현실화되면서 이런 전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컴퓨터와 TV는 서로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머지 않은 미래에 컴퓨터와 TV가 통합된 단말기가 거실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거리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키오스크란 단말기를 이용해 지금의 공중전화처럼 편리하게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지갑만큼 작은 단말기를 통해 이동중에도 뉴스 등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허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