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비디오시장은 주로 올 3∼6월 극장개봉됐던 영화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타이타닉」 「아미스타드」 「포스트맨」 등 2권짜리 장편비디오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영화 「여고괴담」 「강원도의 힘」 「세븐틴」과 외화 「레드 코너」 「가타카」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데드맨」 등이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다.
우선 9월 첫주에 가장 뜨거운 인기경쟁이 예상된다. 1일 「포스트맨」과 「아미스타드」가 맞불을 놓는데 이어 2일 「강원도의 힘」, 4일 「여고괴담」과 「가타카」가 출시될 예정이다.
스타맥스가 출시할 「여고괴담」(감독 박기형)은 올 여름 최고의 한국영화 흥행작. 여학교를 배경으로 해 일어날 수 있는 우정과 배신, 질투와 시기를 공포로 묶었다. 전국관객 2백만명을 동원했고 공포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극장과 달리 안방에서는 충격적인 장면과 음향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도 있지만, 영화 자체가 이야기 중심이어서 비디오로도 적지 않은 재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우일영상이 선보일 「강원도의 힘」은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작가주의 영화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진 영화감독 홍상수의 역량을 다시금 확인시킨 수작. 자연스러운 영상에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의 한 때를 담았지만 화면으로부터 전해지는 느낌은 깊고 오래간다. 제51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상영작이다.
스타맥스의 「포스트맨」과 DMV의 「아미스타드」는 2권 1조 비디오로 출시되는데, 극장흥행 부진을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출시업체들은 케빈 코스트너(포스트맨)와 스티븐 스필버그(아미스타드)의 명성에 힘입은 인기를 기대하고 있다.
둘째주에는 11일 함께 출시될 「레드 코너」와 「세븐틴」에 눈길이 모아진다. 세음미디어의 「레드 코너」는 중국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과 법정공방을 숨가쁜 액션스릴러로 포장했다. 한국관객들에게 익숙한 리차드 기어를 주연으로 내세운 점도 적지 않은 인기를 유발할 만한 요소다.
DMV의 「세븐틴」은 태흥영화사(대표 이태원)가 영화 제작재원을 국민주로 모집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한국영화. 10대 청소년들의 우상인 6인조 댄스그룹 젝스키스를 주연으로 내세워 초반 극장흥행에 성공했던 작품이다. 비디오시장에서도 10대 소녀팬들의 인기가 예상된다.
셋째주에는 「타이타닉」(19일 출시)의 공세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데드맨」과 같은 예술영화로 9월 비디오시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세기폭스의 「타이타닉」은 올해 전세계 최대 흥행작.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나는 세상의 왕이다』는 자신감이 작은 비디오화면으로도 실현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출시될 우일영상의 「그리고 삶은∥」은 제45회 칸영화제 로베르토 로셀리나상 수상작.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리브 나무 사이로」 「체리향기」 등으로 전세계 영화제 단골 수상감독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작품이다.
역시 우일영상이 17일 출시할 「데드맨」은 영화마니아들을 만족시킬 만한 비디오. 「천국보다 낯선」으로 미국 인디영화계 자유정신의 표상으로 떠오른 짐 자무쉬 감독의 작품이다. 돌발적인 살인을 계기로 전설적인 무법자로 변해가는 한 젊은이의 인생행로가 흑백영상에 담겨 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