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컴퓨터 모니터시장은 생산 면에서는 대만과 한국, 기술 면에서는 일본이 각각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모니터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하면서 최대 공급업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와 함께 몇해 전부터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것도 세계 모니터 시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모니터 시장수요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부터 15인치 제품이 14인치 제품보다 많이 공급되기 시작했으며 올해는 15인치 제품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산 면에서는 지난해 지역별로 대만이 1천8백만대에 달해 가장 많았으며, 한국도 대만보다 약 1백만대 뒤진 1천7백만대 규모에 달했다. 두 국가의 생산량은 전세계 모니터 생산량(약 7천6백만대)의 46%를 차지하는 것이며, 또 중국과 기타 아세안 국가까지 포함하면 아시아 지역에서 전세계 모니터 시장에 80% 정도를 공급하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3백만대, 해외 7백만대 등 국내외 생산기지에서 연간 1천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전세계 시장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차세대 모니터로 각광받고 있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와 평면디스플레이 모니터는 일본업체들이 기술을 선도하면서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업체들을 바싹 뒤쫓고 있고 있어 이들 차세대 모니터 시장도 일본과 한국업체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적으로 모니터 공급능력은 지난해 9천2백80만대에서 올해에는 9천9백90만대, 내년에는 1억1천여만대 등으로 확대되면서 실제 수요를 크게 앞질러가고 있다. 이는 그만큼 모니터 공급업체들의 생산 및 판매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가격하락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종별 모니터 수요를 보면 14인치 제품의 경우 지난 96년까지만 해도 2천8백만대로 41.9%를 차지, 모니터 시장을 주도했으나 지난해부터 15인치 모니터에 밀려났으며 올해는17인치 제품에 비해서도 시장수요가 적은 편이다. 14인치 모니터 수요는 지난해 2천2백60만대로 전체 모니터 수요의 약 29.7%로 축소된 데 이어 올해에도 1천9백70만대로 줄어들면서 수요비중이 22.5%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비해 15인치 모니터는 지난해부터 주력기종으로 부상하기 시작했으며 오는 2000년까지 연평균 20%씩 성장하면서 전세계 모니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부터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15인치 모니터 수요는 2천8백80만대로 전체 시장에서 37.8%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에는 3천5백40만대로 40.5%, 내년에는 4천만대를 넘어서면서 41.7%, 그리고 2000년에는 4천5백만대로 40.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17인치 모니터 시장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 96년 1천4백70만대로 22%였던 시장수요가 지난해 14인치 제품과 거의 맞먹는 2천1백50만대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2천7백만대로 14인치 제품을 크게 앞지르면서 수요비중이 3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19인치 이상의 초대형 모니터 수요도 지난해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55% 정도씩 급성장해 2000년에는 1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차세대 모니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LCD 모니터의 경우는 지난해 약 10만대를 시작으로 올해 20만대, 그리고 2000년에는 4백만대를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특히 TFT LCD는 노트북PC 시장확대와 데스크톱PC의 고급화 등으로 기존 CDT와 STN LCD를 대체하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윈도98이 등장하면서 PC수요를 고급화,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점도 TFT LCD 수요확대의 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즉 일반 모니터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가볍고 부피가 적으며 소비전력도 적게 드는 LCD 모니터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 LCD 모니터는 가격하락이 두드러지면서 일반 모니터 시장을 광범위하게 대체해가고 있다.
현재 일본, 대만, 한국 등 주요 모니터 업체들의 핵심적인 전략은 첨단기술을 주도하면서 첨단 고부가가치의 제품양산 체제를 확립하는 것. 이를 통해 모니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감은 물론 회사 내 수익을 가장 많이 챙겨주는 효자상품화하는 게 한결같은 목표다. 이중에서도 TFT LCD 모니터와 평면모니터,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고부가가치의 첨단제품 개발과 양산체제 구축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주요 업체들과 이를 쫓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등 한국업체, 그리고 대만업체간 세계 모니터 시장에 대한 주도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