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사업화센터 건설 무기 연기

정부출연연구소를 중심으로 신기술 창업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첨단기술사업화센터(HTC:High-Tech Complex) 건설사업이 예산부족으로 상당기간 연기될 전망이다.

27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올해부터 오는 2000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대덕연구단지 한국과학기술원내 3천7백평에 총 5백89억8천만원을 투입, 지상 15층, 지하 2층, 연건평 1만1천8백50평 규모로 기술창업보육센터(TBI) 및 기술혁신센터(TIC)기능을 갖춘 HTC를 건설해 TBI에 1백개 업체, TIC에 2백개 업체를 입주시켜 벤처기업 창업 시범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러나 예산청은 최근 예산부족을 이유로 경제여건이 호전될 때까지 이 센터의 신축계획을 연기하도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TC 건설에 따른 건축비의 80% 이상을 입주대상 기업들이 부담하도록 했으나 입주대상 업체들 역시 IMF체제에 따른 자금난 등을 고려해 건축비 투자를 꺼리는 상태여서 사업규모가 당초보다 크게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예산청의 요구로 건물 신축을 무기 연기하는 대신 50억원의 예산으로 대덕연구단지 인근 한국통신 건물 3개층을 임차해 입주대상 기업을 우선 입주시킨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출연연 및 벤처기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 방안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전문인력, 기술, 정보, 연구장비 등 창업을 위한 국가차원의 종합지원체제 구축을 위해서라도 HTC 건설은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종합기술금융의 투자 등 별도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과기부의 한 관계자는 『경제난 극복을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벤처기업의 창업육성,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재정이 부족하고 경제 전반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부담이 큰 만큼 사업계획을 변경해서라도 이를 추진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과기부는 올해 대통령에 대한 두차례 업무보고를 통해 HTC건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서둘러 발표, HTC건설 무기 연기에 따른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