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로 답답한 대한민국 선남선녀들의 가슴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려고 노력하는 광고가 등장해 눈길. 삼성전자가 99년형 손빨래 세탁기 신제품 TV CF광고에 신혼커플인 오연수, 손지창을 모델로 기용, 「투명세탁기」의 컨셉인 「투명창」을 톱 탈랜트의 신혼생활 과 연결시키고 있다.
또 신문광고에서는 대한민국 남성을 대표하는 61명의 광고대행사 남자들이 등장, 웃옷을 벗어 속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TV CF의 내용은 늦은 밤 얼큰히 취해서 귀가한 남편 손지창에게 화가 난 오연수가 수중강타로 빨래를 하며 남편의 옷을 비비고, 뒤집고, 때려 빨며 손지창에게 직접 풀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투명창을 보며 대신 푼다는 신혼부부의 이야기.
대한민국 주부라면 부부싸움을 하고 화풀이로 빨래감을 두들겨 패보지 않은 주부는 없을 것이라는 평범한 경험을 이야기로 엮어 주부들에겐 묘한 쾌감을 주고 남편들에겐 가슴 한구석 뜨끔한 느낌을 전해주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TV CF에 앞서 게재한 신문광고는 알몸의 남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데 웃옷을 벗어던진 이 61명의 남자들은 삼성전자 세탁기 광고를 대행하는 제일기획의 유부남들로 광고주를 위해 알몸을 받쳤다는 후문. 광고에는 79명이 등장하는데 18명은 중복 편집되었으며 이들은 모델료로 1만원에 해당하는 도서상품권으로 대신.
이 신문광고는 「대한민국 남편들은 다 벗어라」라는 야한(?) 내용을 쓰면서 주부의 야무진 대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 삼성전자가 이번에 신제품으로 내놓은 99년형 손빨래세탁기는 일반 불투명 뚜껑 대신 빨래하는 모양을 직접 볼수 있는 투명창을 채택, 빨래가 깨끗해지는 것을 뚜껑을 열지 않고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속 시원한 세탁기」라는 메시지를 상큼한 신혼부부 오연수, 손지창을 통해 전하려고 시도했다.
실직자 대거 출현, 노사간 갈등, 각계 각층의 비리, 퇴출기업, 빅딜 등 어디 한구석 시원한 곳이 없는 가운데 장래 희망 마저 불투명한 현재의 국내 실정을 비유, 팡팡 두들겨 빨았으면 속시원하겠다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은연중 표현하고 있다.
<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