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기 KAIST 신기술창업지원단장.재료공학과 교수
IMF사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구분없이 부도와 대량실업 사태가 빚어지고 구조조정과 함께 나라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를 회복시키고 21세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 산업인 벤처기업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
우선 우리는 어떤 기업을 벤처기업이라고 하는가. 일반적으로 벤처기업이란 높은 위험성과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한다는 일반적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그 개념은 생성배경과 사회적 환경 등에 따라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의 개념은 왕성한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기술위험과 시장위험이 큰 첨단기술 개발에 과감히 도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사업 또는 높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이에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실무적으로는 기술집약적 중소기업, 유망중소기업을 뜻하기도 한다.
벤처기업은 창의와 도전을 생명으로 삼는다. 전통적인 경영학 관점으로는 대기업이나 기성기업에 비해 유리한 점이 별로 없다.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를 신봉하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야말로 벤처기업의 최대 무기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벤처기업가에게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 노력이 광범위하게 요구되며 쉬지 않고 난관을 헤쳐나가야 하는 불굴의 투지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형성된 특유의 국민성을 여러 면에서 보여주고 있다. 어려운 환경을 참고 견디며 극복하는 의지가 강하고 새롭고 위험한 일에 도전하는 정신 또한 강하다.
따라서 국내 벤처기업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해마다 신규창업 중 25%가 벤처기업이고 기존 중소기업의 3%가 벤처기업으로 전환한다고 전제할 때 96년 1천5백개 업체에서 2006년에는 4만2천여개로 늘어날 것이며 매출액은 96년 9조원에서 2006년에는 2백20조원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업원 수도 96년 7만명에서 2006년에 1백88만명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에는 한 분야에서 기술혁신을 달성하는 데 25년이 소요됐으나 지금은 24시간 만에 한가지씩 기술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만이 유망해질 수 있으며 변화를 깨닫지 못할 경우 선도기업의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세계 각국은 구조적 정체에서 탈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벤처기업의 육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경제활력과 산업경쟁력 회복의 기폭제로 벤처기업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중남미 국가들은 IMF체제하의 산업^경제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용창출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벤처기업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가 벤처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장애가 되는 각종 요인들을 철폐하고 있어 이제 서서히 벤처기업이 국가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위치로 부상하고 있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