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의 핵심 장치인 수치제어(NC)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가 9월말로 3차연도 과제를 마무리하고 최종 연도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
이 사업의 총괄 주관기관인 NC공작기계연구조합측은 공식적으로 3차연도인 97년 12월 1일부터 98년 9월 30일까지 시제품 제작, 신뢰성 및 기계 장착시험, 표준화작업 등과 각 과제간 업무협조체계 재정립, 시스템 통합, 표준화 작업과 신기술 특허출원 관련 업무협조체계 구축 등을 수행함으로써 지금까지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합 및 주관 업체 관계자들은 프로젝트 기간이 자본재산업 조기육성 차원에서 중도에 5년에서 4년으로, 올들어 2개월이 더 줄어 총 46개월로 단축된 데다 정부 지원금마저 줄어 애초 목표 사양이었던 「고성능 선반 및 머시닝센터용 NC장치」의 기간내 개발은 물론 상품화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는 지적이다.
특히 프로젝트 완료까지 남은 기간이 1년여에 불과하나 아직도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생산물량 확보 및 생산방식, 참여업체간 이익 배분방식,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에 관한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았고 경쟁력 있는 제품 생산을 위한 원가분석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이 프로젝트는 「실패」라는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는 여러 업체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수행하고 있는 연구개발 방식을 기존의 NC 전문업체가 과제수행에 참여했던 전문 그룹을 흡수해 전적으로 책임지는 「몰아주기」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상품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데다 최근 공작기계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전문인력의 이직 및 퇴직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기반기술 축적마저 무산될 우려가 있어 사업의 연속성 차원에서 최소한의 개발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이와 같은 지적을 산업자원부와 NC공작기계연구조합측도 알고 이미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마지막 4차연도 과제가 시작되는 10월 전까지 어떤 형태로든 프로젝트 수행방식에 일대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화 성공을 통한 국내 공작기계 및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취지인 것을 감안할 때 업체별로 분산돼 있는 연구과제를 기존의 한 업체가 통합, 총괄 책임을 지고 사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하거나 여러 업체들이 공동 출자해 일본의 파낙과 같은 NC 전문업체를 설립하고 이 회사가 지금까지의 성과물을 이어받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는 것이 상당수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 지금까지 이 사업을 끌어온 것만 해도 성공적으로 생각한다는 자조적인 말을 내년에 하지 않으려면 업계 최대의 숙원사업이었던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업체간 이해관계를 떠나 공작기계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대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고 정부는 하자 보증, 국산장비 구매 금융지원 등의 정책적 배려로 업체들이 NC장치를 자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