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가 오디오 CD리코더를 출시함으로써 누구나 집에서 컴퓨터의 도움없이 자신의 목소리나 다른 음악 CD를 빈 CD에 녹음해 자신만의 CD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일반인들은 내용이 들어 있는 상품화된 음악 CD를 구입하거나 CD에 음악을 기록해주는 전문업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수록해야 했다. 물론 그동안 CD에 각종 데이터나 음성을 저장하는 기록가능CD(CDR:1회 기록 가능)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CD의 각종 정보와 음성을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 디지털로 저장한 뒤 다시 CD에 녹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필립스가 이번에 발표한 오디오 CD리코더는 일반인들이 카세트리코더처럼 자유자재로 CD를 읽고 녹음할 수 있다. 기존제품과 개념이 완전히 다른 「신개념 디지털 오디오」라는 게 필립스의 주장이다.
게다가 이번에 발표된 CDR 880 등 4개 모델은 기능에 따라 50만원에서 1백만원대로 기존제품과 비교해 그리 비싸지 않아 제품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일반 소비자들에게서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라디오에서 시작된 오디오는 카세트 테이프 리코더를 거쳐 DAT, CDP로 발전해왔다. CD는 탁월한 음질을 기반으로 90년대 들어서면서 재생기기 보급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핵심적인 오디오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CD도 카세트 테이프리코더의 영역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카세트 테이프처럼 일반 사용자들이 음악을 녹음하고 지울 수 있는 개인용 기기가 그동안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립스의 개인용 오디오 CD리코더 출시는 오디오 시장에 일대 돌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필립스는 전자관련 분야 기술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쌓아왔다. 마쓰시타 등 일본업체에 전기전자분야 기술을 처음 전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디오 등 일부 분야의 기기개발과 상품화에서 뒤져 소니. 파이어니어 등 일본업체에 시장을 상당부분 내줬다.
그러나 필립스는 이번에 보급형 오디오 CD리코더를 내놓음으로써 앞으로 오디오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시장주도권을 장악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무튼 이번 오디오 CD리코더 발표는 오디오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필립스의 전략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