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써키트 "PCB 투자 확대" 의미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인해 국내 인쇄회로기판(PCB)업계가 신규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이미 계획된 설비증설까지 보류하고 있는 가운데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가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신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코리아써키트는 새로 건설한 제4공장에서 앞으로 전세계 PCB시장의 주력모델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빌드업(Build Up).BGA(Ball Grid Array).고다층 연성PCB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전문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PCB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CB 전문업체로서는 대덕전자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코리아써키트가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섬에 따라 IMF 여파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국내 PCB업계가 설비투자를 재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실 국내 PCB업체들은 설비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내수부진에 따른 매출부진으로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국내 전자정보기기 업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투자시기를 점쳐왔다고 할 수 있다.

 적절한 투자시기를 점쳐온 국내 주요 PCB업체들은 이제 국내 PCB산업을 리드해온 코리아써키트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이를 설비투자를 재개할 수 있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30년간 PCB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송동효 코리아써키트 사장이 국내 PCB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견 PCB업체의 한 사장은 『투자에 관한 한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코리아써키트 송 사장이 설비투자에 나섰다는 것은 여타 업체들도 각자의 경영여건에 걸맞은 투자를 추진할 시기가 됐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코리아써키트가 첨단 공법을 요하는 차세대 PCB 중심의 신규 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덕전자.LG전자 등 주요 PCB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신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대덕전자와 LG전자는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빌드업 기판 생산을 위한 설비도입에 나섰으며 청주전자.기주산업.(주)대방. 동양물산 등 중견업체들도 새로운 대규모 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로 인해 위축됐던 국내 PCB업계가 이번 코리아써키트의 신규 설비투자를 계기로 힘을 얻어 신기술.신공법을 바탕으로 한 신규 투자에 적극 나선다면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만.중국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PCB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