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2000년(Y2k) 문제와 관련해 일반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업체를 제소하는 소송이 벌어져 관련업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한 법률사무소가 주축이 돼 해당 소프트웨어업체의 제품을 구입한 사용자들 가운데 비교적 의식수준이 높은 의사들을 대표로 내세워 전개하고 있는 이 집단소송의 요구사항은 Y2k 문제 해결의 무료화와 손해배상.
이 소송은 수년 전 약 4만달러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사용자들에게 소프트웨어업체가 Y2k 문제해결 비용으로 1만5천달러를 청구하면서 불거져 나왔다.
소장에서 원고측은 「2000년부터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알면서도 처음부터 Y2k 문제를 악용해 돈을 벌려는 의도로 해당 소프트웨어를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 제품을 구입한 수만명의 사용자들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표 소송을 냈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2000년 이후 시스템 오동작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이 다발할 것이라는 예측은 일부에서 제기돼 왔지만 이번 소송처럼 소프트웨어 수정비용을 사용자에게 부담시키는 자체가 부당하다는 이의제기는 처음인 만큼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Y2k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일종의 공해라는 관점에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되지 않은 미래도 아니고 바로 2000년이 되면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면서도 대응하지 않은 관련 개발업체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발생한 Y2k 집단소송은 그 재판진행 상황과 결과에 따라서 다른 사용자들을 자극해 엄청난 소송의 소용돌이를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2000년을 코 앞에 둔 현상황에서 이같은 파문이 일 경우 소프트웨어산업 전체는 마비되고 Y2k 문제 해결도 장벽에 부딪쳐 재앙을 자초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Y2k는 관련업계의 「미필적 고의」에 의해 발생한 문제다. 따라서 관련업계는 Y2k를 지금처럼 「특수」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서비스」라는 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높아지고 있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