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객체지향(Object Oriented)기술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올 들어 객체지향기술을 적용한 각종 프로젝트가 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객체지원 소프트웨어(SW)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으며 객체기술 전문업체가 출현하는 등 연구수준에 머물던 객체지향기술이 눈앞의 현실로 급속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객체지향기술이란 언제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SW모듈을 통해 조립식 SW개발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객체지향기술은 90년대 초반부터 대학·연구기관·기업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기술은 세계적으로 실제 적용사례를 구축해가고 있으며 대학 및 연구소 출신을 중심으로 전문업체의 탄생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요 SW공급업체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객체지원 제품의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섬으로써 객체지향기술 시대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50년대 초반 모듈식 프로그래밍, 60년대 후반 구조적 프로그래밍 그리고 뒤이어 80년대 SW엔지니어링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SW는 개발생산성을 높이고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개발방법론이 끊임없이 등장해 적용돼 왔다.
그래픽 환경에서 손쉽게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도와주는 비주얼 개발도구, 이른바 4세대 언어(4GL)의 탄생도 SW 개발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기존 SW 개발방법으로는 급변하는 기업정보시스템의 발전속도에 보조를 맞추기가 한계에 다다랐다. 최근의 정보시스템은 갈수록 거대하고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각종 정보는 빠르게 변화하는 외적환경에 따라 수시로 수정되고 보완돼야 하는 상황이다. SW가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는 데 있어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SW위기론까지 대두돼 온 게 사실이다.
즉 SW를 통해 기업생산성을 향상시켜 왔다는 지금까지의 관점은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SW 자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혁명적 변화를 찾아야 한다는 새로운 시대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바로 객체지향기술이다. 객체지향기술은 개발생산성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언제나 재사용이 가능하고 수정 또한 용이하다. 객체지향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장점 때문이다.
이처럼 객체지향기술이 SW업계의 큰 흐름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객체지향기술은 특정 솔루션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전 소프트웨어 영역에 걸쳐 적용되고 활용되는 기반기술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다가올 21세기가 객체지향기술 시대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내 개발자들도 이제 객체지향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와 검토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 아직은 객체시대의 본격 활성화 시기를 점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 3년 후를 내다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개발자들이 객체지향기술을 얼마나 빨리 수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객체지향기술이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만큼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방법론에 대해 근본적인 사고의 변화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또한 객체지향기술은 그동안 막연히 어렵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동안 기계중심적인 절차적 방법론에 익숙한 기존 SW개발자들이 인간중심적이라고도 설명되는 객체지향기술에 대해 개념의 혼돈을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기술이 어렵다기보다 새로운 방법론에 맞도록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 부분만 극복하면 객체지향기술은 가히 혁명적이란 수식어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닐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언제나 기술 자체보다는 기존 기술에 안주하려는 보수성을 극복하는 사고의 전환이 선행돼야 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