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와 세탁기·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 소주공장에 에어컨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공장설립 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가 최근 소주 현지법인 차원에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자체 구조조정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새로운 사업부의 영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에어컨 건설을 강행할 경우 그동안 이 공장에 입주한 사업부들이 부담해온 관리비용을 분담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진출의 효과가 크게 반감돼버리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소주공장의 경우 수년간 누적된 적자로 인해 최근 현지법인 차원에서 1천2백명이었던 인력 가운데 5백명 감원 등 대대적인 경영합리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에어컨사업부가 이 공장에 입주하더라도 제조원가 차원에서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소주공장에 입주하는 방안외에도 다른 곳에 작은 공장을 세워 독자진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어떤 형태로 중국에 진출하든 중국 현지법인에서 부담하고 있는 판촉비용 및 인력 등 전반적인 관리비용 일부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손익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중국의 위안화가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등 현지진출에 따른 호재도 있어 삼성전자의 중국 에어컨공장 건설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에어컨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어렵더라도 중국진출 문제는 관리비 부담을 감수하면서 소주공장에 입주와 독자진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에 설립하는 공장에는 셀방식의 생산라인을 설치, 투자규모를 5억원 내외로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