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세계] 델컴퓨터, 경영성적 "잘 나갑니다"

 미국 데스크톱PC시장 매출액 1위, 세계시장 2위.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말까지 1년 동안 세계 컴퓨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드러난 미국 델컴퓨터의 성적표다. 지난 3년 동안 이 회사는 연평균 53%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34억달러인 매출액을 1백23억달러로 늘렸고, 같은 기간 순익도 1억4천만달러에서 9억4천4백만달러로 평균 89%씩 증가했다.

 「고객의 주문에 따라 최상의 컴퓨터를 생산, 직접 전달하는 것이 최상의 비즈니스모델」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설립된 지 불과 14년만에 세계 1백70여개국에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정상 업체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델은 노트북에서 워크스테이션에 이르기까지 전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은 물론 제조·판매·서비스·개발까지 수행한다. 하지만 델을 현재의 위치에 서게 한 것은 무엇보다 「직접판매」라는 독특한 판매방식이다.

 업계 최초로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한 델은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한다는 전략 아래 주문에서 배달까지 늦어도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의 보편화도 델의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인터넷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실제 델 사이트 접속건수는 매주 1백50만건을 넘고 있고, 매일 6백만달러 이상의 제품 및 서비스가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다.

 직판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델의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컴퓨터의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델의 사이트(http://www.del.com)에 접속해 필요한 기능이나 사양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다. 이 때는 사용자가 원하는 시스템의 설계뿐만 아니라 가격표까지 제공된다.

 고객이 제품을 주문하면 주문서는 곧바로 제조라인으로 보내진다. 자동생산시설을 갖춘 제조라인에서는 시스템 조립과 아울러 주문에 따른 소프트웨어가 탑재된다. 이후 각 지역 배달센터를 거쳐 고객들에 전달된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이후 제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24시간 사후서비스(AS)가 제공된다. AS는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모든 절차는 인터넷뿐만 아니라 전화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델에 걸려오는 전화상담만도 하루 5만건. 델의 모든 고객은 델이 처음 고객만족차원에서 시도한 「평생 무료 기술지원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고객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신속하게 전달한다」는 델의 유통철학의 바탕에는 이 회사 마이클 델 회장이 있다. 65년생인 그는 대학 중퇴자란 점에서 10년 연상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과 유사하다. 다만 빌 게이츠 회장은 기술 측면에서, 델 회장은 유통 측면에서 각각 혁명을 불러일으킨 점이 다를 뿐이다. 1천달러를 밑천으로 사업을 벌인 첫 해인 84년 6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그는 이제 빌 게이츠와 같은 억만장자의 대열에 올랐다.

 델컴퓨터는 미국 텍사스, 아일랜드의 리메릭, 말레이시아 페낭, 중국 자명 등지에 제조시설을 두고 있다. 전체 시설 가운데 절반을 아시아에 두고 있는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델이 아시아에 거는 기대는 특히 크다. 아시아에서도 미주지역에서의 직판 및 기술지원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지역의 모든 고객들도 평생무료 기술지원 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당일 현장서비스프로그램을 요청할 수 있다. 이러한 철저한 유통체계와 고개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서비스정신을 우리 국내기업에도 기대해 본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