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롤러, 반도체사업 대폭 축소

 히타치, 미쓰비시 등 일본 반도체업체들의 미국내 생산철수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 모토롤러도 반도체사업부문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알려져 시장침체의 영향을 실감케 하고 있다.

 미 「일렉트로닉 엔지니어링 타임스」에 따르면 모토롤러는 최근 반도체 사업부문인 세미컨덕터 프러덕츠 섹터(SPS)에 대해 조직축소와 감원을 포함한 전반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이 부서에 보내는 내부문서를 통해 밝혔다.

 여기에는 SPS내 부서인 컨슈머 시스템스 그룹(CSG)을 정리하고 SPS 전체의 총비용을 25∼35% 줄이는 한편 지역별 구도도 개편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 4월 발표한 그룹차원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것으로 SPS는 반도체시장의 극심한 침체로 인해 지난 2·4분기 매출이 18억달러로 작년동기비 11%가 떨어졌으며 주문 역시 25%가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SPS의 인력감축도 불가피하나 구체적인 감원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SPS의 대변인은 전했다. SPS는 지난해 말 현재 전세계 5만명, 미국에만 2만5천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또한 현재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컨슈머그룹은 모니터, 디스플레이, 이미징, 스마트 카드기술 등 엔터테인먼트 제품을 공급중으로 그룹폐쇄와 함께 이 조직의 기능과 인력은 네트워킹·컴퓨터 시스템스 그룹(NCSG), 전송시스템 그룹(TSG), 무선가입자시스템 그룹(WSSG) 등 SPS내 나머지 3개 그룹에 흡수될 예정이다.

 SPS는 컨슈머그룹의 분산흡수와 관련, 조직운영의 효율성과 비용절감 측면에서 통합이 보다 큰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초 엔터테인먼트시장의 중심인 아·태지역에서의 거점기능을 고려, 홍콩에 컨슈머그룹의 본부를 두었으나 이 지역 금융위기로 매출이 격감함에 따라 조직을 철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비용절감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모토롤러는 이와 관련, 지역구도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SPS는 현재 세계 반도체시장을 아·태지역, 미주, 그리고 유럽,중동, 아프리카 등 3개 지역으로 나눠 공략하고 있는데 이를 새로운 체제로 개편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SPS의 추가 인력감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반도체 조직 축소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작업이 진행중으로 비제조·기술부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모토롤러측은 전했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