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삼성전자 김천수 제품개발 그룹장

 『이번에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삼성전자의 평면TV는 브라운관이 종이처럼 평평해졌다는 점만이 특이한 것이 아니라 기존 TV와는 개념이 전혀 다른 제품입니다.』

 지난 2년간 평면TV 개발에 매달려온 김천수 이사(48)는 삼성전자의 평면TV는 그동안의 평평도 전쟁을 종식시킨 동시에 TV산업에 새 기원을 여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이미 선보인 평면TV는 엄밀히 말하자면 완전평면이 아닙니다. 곡률이 무한대에 가까울 뿐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곡률이 무한대인 말 그대로 완전평면이어서 기술적 우위에 있다고 자신합니다.』

 삼성전자는 TV의 가장자리 화면의 찌그러짐을 방지해 완전평면을 구현하도록 전자총에 이중초점기술을 적용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삼성의 평면TV가 평면을 실현했다는 사실보다는 멀티미디어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정보가전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김 이사는 이번에 개발한 평면TV에 대해 모든 회로가 디지털화돼있어 컴퓨터나 통신용 제품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용 모니터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비월주사방식인 기존 TV와 달리 순차주사방식을 채택한 것입니다. 따라서 TV방송도 컴퓨터 모니터처럼 고화질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디오 포트를 내장했기 때문에 컴퓨터와 연결하면 곧바로 대형 모니터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평면브라운관을 HD급에 해당하는 XGA 해상도를 낼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전용칩을 사용해 컴퓨터화면을 출력할 때 화면의 일부가 잘리는 현상도 없앴다.

 『이 평면TV는 방송수신부만 디지털방송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회로로 교체하거나 디지털TV 세트톱박스를 연결하면 디지털TV가 되는 제품이어서 사실상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마지막 첨단TV가 될 것』이라고 김 이사는 장담한다.

 평면TV는 순차주사방식을 이용해 비디오의 질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오디오도 3D 입체음향과 중저음 특성을 살려주는 파워포트, 저음에 강한 우퍼시스템을 채택, 디지털TV에 못지않은 음향을 제공하며 비디오신호와 오디오신호를 각기 따로 인식할 수 있어 각종 디지털 세트톱박스나 DVDP 등 디지털기기와도 직접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관·삼성전기·삼성코닝 등 영상사업관련 4개 관계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역작』이라고 말하는 김 이사는 『다가오는 TV시장 개방시 내수시장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첨병으로서도 큰 역할이 기대된다』고 피력했다.

 평면TV 개발은 삼성코닝이 방폭유리벌브를, 삼성전관이 브라운관을, 삼성전기가 편향요크(DY)와 전자총(FBT)을 맡는 등 전자 소그룹산하 관계사들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김 이사의 설명이다.

 「명품 플러스 원」을 개발할 때도 주역을 맡았던 김천수 이사는 이로써 삼성전자가 명품·명품플러스 원·HDTV 그리고 평면TV 등 고급제품군을 모두 거느리게 됨으로써 명실공히 세계 영상산업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