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반도체.부품장비] 일반부품장비 국내기술 현주소.. 인쇄회로기판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장비업계는 요즘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여파로 국내 전자정보통신기기업체들이 내수 및 수출 부진에 허덕이는 바람에 PCB업체들도 덩달아 경영난에 허덕이고, 이는 설비 투자 보류나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 여파로 이들 PCB업체를 상대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PCB 장비업체들은 올들어 내수시장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일부 PCB 장비업체들은 수출로 활로를 뚫고 있으나 이 또한 기술력 및 해외 지명도 면에서 외국 장비업체에 뒤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달러 대비 원화의 환율이 오르면서 국산 PCB 장비의 국제 가격 경쟁력이 회복되기 시작해 최근 미국·일본·동남아 등지로부터 수출 주문이 들어오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시름에 젖어있는 국내 PCB업체들의 주름살이 다소 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내수시장에서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국내 PCB업체들은 개척하기는 어렵지만 교두보만 마련되면 무한한 수요가 보장되는 해외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장비업체들이 해외시장에 거는 기대는 기대 차원을 넘어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있기엔 상황이 너무 절박하기 때문이다.

 국내 유수의 습식 PCB 장비업체인 에스엠씨의 이수재 사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년 약 30대의 장비를 국내 PCB업체에 판매했으나 올들어 내수시장에 판매한 장비는 3, 4대에 불과한 실정』이라면서 『일본 등 해외 PCB업체로부터 주문이 최근 잇따르고 있어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OTS·한송산업·미농상사·백두기업·정인교역 등 주요 PCB 장비업체들도 미국·유럽·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대표적 PCB 장비업체인 영화OTS는 그동안 노광기 수출을 통해 관계를 맺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PCB업체를 대상으로 새로 개발한 자동커팅라미네이팅기 수출에 본격 나서 미국 유명 PCB업체인 포토서킷에 자동커팅라미네이팅기 4대를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PCB용 로더·언로더 장비 전문업체인 한송산업은 최근 독자기술로 개발, 특허까지 획득한 다층PCB(MLB)용 적층 본딩머신을 일본·유럽 등지에 수출하기 위해 현지 오퍼상을 대리점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스크린 인쇄기 전문업체인 미농상사, 다층PCB용 박판정면기 전문생산업체인 백두기업 등 중견 PCB 장비업체들도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 나서고 있어 올해 국내 PCB장비의 수출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