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회로부품인 저항기의 경우 국내 저항기업체들의 생산라인에는 대만산 장비로 가득 채워져 있는 상태다. 세라믹로드에 저항값을 새기는 커팅기를 비롯한 용접기·도장기 등 주요 장비들이 주로 대만업체인 광홍 등에서 수입되고 있다.
대만 등에서 값싸고 성능 좋은 저항기 장비가 4∼5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국내업체는 고작 착막기와 캐핑 및 소팅기를 비롯해 도장기를 일부 주문생산하고 있는 이화정공뿐인 실정이다.
이화정공은 지난해 대만산 장비의 유입으로 사업을 포기한 제일정공의 커팅 및 웰딩기 제조기술과 설비를 이전받아 제품생산에 나서고 있는데 과연 국산장비가 대만산을 이겨내고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알루미늄 화성공정과 함침공정이 핵심인 전해콘덴서의 경우 삼성전기·삼영전자·대우전자부품·삼화전기 등 관련 부품업체들이 장비를 상당부분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필름콘덴서는 유럽·일본산 고급장비나 저가의 대만장비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MF콘덴서용 권취기의 경우 고려기전(KOEM)이 외산을 빠르게 대체하며 그동안 이 시장을 장악해온 아코트로닉스·메타 등 유럽업체와 가이도 등 일본업체들의 파상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또 프레스·마스킹·웰딩기 등에서는 광성기전사가, 포밍 및 테이핑기 등 후처리공정 부문에서는 동우정기가 국산대체는 물론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또 알루미늄 전해콘덴서 장비전문업체인 삼화엔지니어링도 에이징 및 소팅기기를 독자적으로 개발, 내수시장은 물론 독일·일본·브라질 등에 수출해 국산 장비의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이처럼 마일러콘덴서·MF콘덴서·전해콘덴서 분야에서는 장비가 국산화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칩타입 부문에서는 여전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상황으로 국내 콘덴서 장비업체와 제조업체의 유기적인 협조관계 구축을 통한 국산대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권상희 기자〉